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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인한 4월_

봄이 잔인하다고 했었나, 아님 4월이 잔인한 계절이라고 했었나. 아무튼 나에겐 퍽이나 잔인한 4월이다. 1.3개월 등록했던 EMS가 끝나고, 거의 10kg 감량에 성공했으나- 4월들어 잦은 야근에, 주말까지 이어지는 일정에 몸이 지쳐, '일단 잘 먹어야 한다' 는 생각아래- 물론 좀 가린다고 가렸지만, 2kg 나 다시 체중이 증가했다. 아. 말이 쉬워 2kg 지, 이거 빼려면 진짜 또 몇주를 고생해야 할지 눈 앞이 훤하다. 일단 원하는 몸무게까지 가려면 앞으로 다시 4kg 를 더 감량해야 하는데, 이를 어째야 하나. 다시 등록한 EMS 는 두번도 채 못가서 야근에 밀렸다. 오늘 다른 일이 터지지 않는다면 (제발) 나도 저녁이 있는 삶을 살고 싶어졌다. 아무튼 이번주부터 다시 시작. 빨리 빼서 빨리 근육 ..

일기 2017.04.24

170408.

일주일 내내 야근. 주말인 지금도 출근했다. 그게 문제가 아니다. 요샌 듣기만 해도 신이나는 음악들을 찾아듣고는 하는데, 페퍼톤스가 그랬고, 또 보사노바 음악들을 듣고싶어 이곡 저곡 찾다가, wave 와 sambou sambou 가 듣고 싶어졌다. 예전에 분명히 들었던, 그 앨범의 곡 버전이 듣고싶어 아무리 음악 사이트를 뒤져도 그 때 아티스트가 누구였는지, 앨범 자켓이 어떻게 생겼는지가 기억나지 않았다. 한시간을 뒤져도 나오지 않자 결국 포기하고 말았지만. 그럴 때, 앨범 제목이 뭐였는지, 아티스트는 누구였는지, 분명히 컴필레이션 앨범 같았는데, 언제 나왔던거였는지, 물어보면 알 수 있는- 그 때의 그 사람이 지금 내 곁에 없다는게 갑자기 외로움으로 몰려왔다. 추억이란 나에게 그런것이다. 처음 입을 맞..

일기 2017.04.08

170329.

평소와 다를게 없던 출근 길. 워낙 사람들이랑 복작거리는걸 싫어해서, 30년을 넘게 산 도시에서 어지간 하지 않으면 아는 사람을 만나는 경우는 드문- 인간관계 좁은 내가 지하철 환승역. 그것도 같은 칸에서 아는 사람을 만난다는건 흔치 않은 일이다. 그것도 전 남자친구. 확실하진 않았지만, 어쩐지 누군가가 나를 바라보는 느낌이었고, 그게 쎄- 한 육감으로는 그 사람이었음이 느껴졌다. 반갑기보단 당혹스러웠다. 그리고 그와의 이별이 어떤 모양이었는지 생각해보려 했는데 전혀 기억나지 않았다. 난 그에게 어떤 모양으로 남겨져있을까. 아니, 궁금하지 않다. 그래서 내일부턴 조금 패턴을 바꿔보려한다. 자주 타던 칸이라도 벗어나지 않으면 안될 것 같은 기분이다. 지난번, 내 실수로 정말 보내지 말았어야 할 사람을 영영..

일기 2017.03.29

다이어터의 문제.

첫번째 문제. 나의 다이어트 목적 중, 사실 몸무게보다 더 신경쓰는 부분이 쉐잎- 이다. 사실 결국 그걸 위해 노력하는 것 아닌가. 그런데 어느 이상 감량을 하다보면 점점 감량은 쉽지 않고 쉐잎도 아직 썽에 차지 않는 애매한, 지금의 나같은 상황에 빠지게 된다. 지난주말에 운동 강도를 평소보다 훨씬 올려 하고 나서는, 뭔가 오랜만에 근육이 생긴 느낌이 들어 기분도 좋고 단단해진 몸이 맘에 들었는데, 오히려 체중은 별로 변한게 없었다. 매일 인바디 체크를 하는게 아니다보니, 결국 다이어트가 잘 되고 있는지를 알 수 있는 부분이 결국 체중인데, 이 부분에 변화가 잘 나타나질 않아 흥미를 쉽게 잃게 되고, 이럴바엔 실컷 먹겠어- 라는 극단적 선택을 하게 된다. 는 내 얘기. 사실 체중은 지금 맘에 들지만, 쉐..

일기 2017.03.19

170313_부산

부산에 다녀왔다. 사실은 머리가 너무 아파서 좀 쉬고 싶었다. 딱히 뭘 해야 하거나 하고 싶었던건 없었지만, 그래도 좀 떠나면 기분이 나아질까, 싶었다.10년 전, 친구랑 놀러갔던 것 제외하고- 그 이후로 두세번 갔었다. 일 때문에 간거라 늘 허겁지겁- '아 여기가 부산이구나' 하고 돌아왔었고, 쉬러간건 오랜만이었다.도착하고 부산역에 짐을 보관하고, 감천으로 갔다. 관광지야 늘 그렇지만, 목적이 '어린왕자' 였기 때문에 두리번거리지 않고 곧장 어린왕자를 찾아갔다. 오전 일찍이라 비교적 짧은 줄에 사진을 여러장 찍었다.동네가 예쁘긴 했지만, 예전에 벽화마을 주민들이 관광객 때문에 불편하다는 이야기를 들어서 그런지- 마냥 설레진 않았다. 올 초부터 시작한 다이어트 때문에- 라고 하기엔 사실 짜장면을 자주 먹..

여행 2017.03.13

170303_정체기

다이어트를 하다보면 정체기가 온다고 했다. 벌써 두번째 정체기다. 아침마다 반복되는 몸무게를 보며- 지난번 정체기를 벗어나기 위해 (지금까지) 어느정도 저녁식사량을 줄여왔었다. 이 정체기를 벗어나기 위해 내가 뭘 어떻게 노력해야 하는지 이번엔 감이 잡히질 않는다. 식사량을 더 줄여야 하나. 이상하게, 요새 일이 하기 싫다. 할 일이 없는건 아닌데- 아무것도 하기 싫다. 이러다 어느날, 내가 미뤄뒀던 일들이 '난 어떻게 할꺼냐' 며 달라붙을텐데 어쩌지. 일단은- 아무 생각 없이 할 수 있는 일을 하기로 했다. 하루종일 빠듯하게 해야 할 수 있지만, 아무 생각 없이 해도 상관없는 일. 어디에 있나. 심심한데. #미술관 #국립현대미술관 #과천 #mmca #달은차고이지러진다 #그는그문을열고나갔다 #neon #v..

일기 2017.03.03

170227_

보려고 해본적도 없었던- 해리포터 시리즈를 다 봤다. 순전한 '에디 레드메인' 의 팬심이었다. 이제 신비한 동물사전 2가 개봉한다 하더라도 당당히 가서 봐야지. 사실 내 기억 속 해리포터의 가장 큰 이미지는 '보이후드' 의 한 장면이다. 그 아이들이 해리포터 시리즈 개봉에 맞춰 옷을 입고 극장에 찾아가는. 그 장면이 기억 날 뿐, 내 일상에 해리포터는 없었다. 주말은 내내 별 일 없었다. 오전에 운동했고, 병원에 정기검진 받으러 갔다가 살이 많이 빠졌다며, 어디 아픈건 아니냐는 의사 선생님의 말에 피 검사 해놓고 나왔다. 살이 쪄도 걱정, 빠져도 걱정인 나이가 되었나보다.하늘하늘거리는 블라우스도 하나 샀다. 사실 이런걸 꽤 오래전부터 사고 싶었었다. 볕 좋은 날 예쁘게 입고싶다. 그리고 먼 길을 운동삼아..

일기 2017.02.27

170221_

지극히 고통스러운 날들이 찾아왔다. 20년간 반복해도 익숙해지지 않는 날들. 다이어트를 하다보니 먹고싶은걸 충분히 먹을수가 없는데, 특히 초반에 괴로웠던건 바로 '커피' 였다. 사실 난 아메리카노를 좋아하지 않는다. 근데 라떼나 믹스커피를 마시지 못하다보니 선택권은 아메리카노밖에 없어 요즘은 아메리카노만 마신다. 오늘은 지극히 고통스럽고 짜증나는 날이다보니, 나의 정신과 마음을 달랠겸, 오랜만에 믹스커피를 한 잔 마셔봤는데, 세상에. 별로 맛이 없다.지난번에도 먹고 싶었던 치즈가 가득한 햄버거 스테이크를 먹었을 때의 감정과 다르지 않았다. 머리로 느끼기엔 맛있지만, 막상 입으로 들어가고 뱃속에서는 즐겁지 않은 음식. 그러니까 '맛있을 것이다' 라는 기대로 먹은 나의 기대템들이 무너질때마다 '그거 아니라도..

일기 2017.02.21

170210_

오늘 오랜만에 친한 언니와- 이런저런 얘기 하면서, 몇년째 연애 휴식기를 맞이하는 내 자신에 어떤 문제가 있는건 아닌가, 하는 자책감을 좀 덜어냈다. 요새 이렇게 자주 블로그를 들락거리는 지금의 나의 상태는, 몹시 외롭고 심심하다는건데- 다른때와는 다르게 이번은 누군가와 함께 이 심심함을 이겨내고 싶은 욕구가 든다는게 문제다. 내가 요즘 만나는 외부 사람들이란, 내가 돈을 지불한 사람들이다. 아니면, 나에게 돈을 가져가기 위한 사람들. 가령, 커피가게의 사장님에게 돈을 지불하고 원두와 커피를 샀고, 피트니스의 트레이너에게 돈을 지불하고 운동하고 있으며- 가끔 연락오는 사람들도 '누나가 밥사요' 하는 사람들 뿐이다. 나는 그저- 누가 밥을 사느냐, 누가 돈을 내느냐와 상관없이 마시고 먹으며 이야기를 하고,..

일기 2017.02.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