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소와 다를게 없던 출근 길. 워낙 사람들이랑 복작거리는걸 싫어해서, 30년을 넘게 산 도시에서 어지간 하지 않으면 아는 사람을 만나는 경우는 드문- 인간관계 좁은 내가 지하철 환승역. 그것도 같은 칸에서 아는 사람을 만난다는건 흔치 않은 일이다. 그것도 전 남자친구. 확실하진 않았지만, 어쩐지 누군가가 나를 바라보는 느낌이었고, 그게 쎄- 한 육감으로는 그 사람이었음이 느껴졌다. 반갑기보단 당혹스러웠다. 그리고 그와의 이별이 어떤 모양이었는지 생각해보려 했는데 전혀 기억나지 않았다. 난 그에게 어떤 모양으로 남겨져있을까. 아니, 궁금하지 않다. 그래서 내일부턴 조금 패턴을 바꿔보려한다. 자주 타던 칸이라도 벗어나지 않으면 안될 것 같은 기분이다. 지난번, 내 실수로 정말 보내지 말았어야 할 사람을 영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