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기 630

Happy new year, hello 2018

1. 감사하지 않을 이유가 없었다. 작은 등들을 손으로 쓸어내릴 때, 나는 세상에 그런 일을 태어나 처음 해보는 사람처럼 늘 새롭고 따뜻했다. 비록 가슴을 옥죄게 만드는 곳이기도 했지만, 매일같이 출근할 수 있는 직장이 있는것도 감사했다. 많이들 떠나갔지만, 외로울 때 마다, 걱정될 때 마다, 또 기쁠 때 마다 함께 해주는 사람들이 있어서 감사했다. 잘 되진 않았지만, 때때로 설레일 수 있는 사람들이 있어서 감사했다. 여행 할 수 있는 건강이 있어서 감사했다. 나쁜걸 찾아내 치료할 수 있어서 감사했다. 그렇게 감사할 일들이 많았다. 그렇게 나는 사람들과 함께 살아가고 있다. 누군가가 있어주어 행복하고 힘이 되고, 있지 않아 외롭고 쓸쓸했다. 매년 거창한 계획은 세우지 않았었다. 1월 1일이라고 내가 갑자..

일기 2018.01.01

171222.

친구삼고 싶은 사람과 결혼을 하고, 결혼하고 싶은 사람과 친구를 하라는 말이 있다고 했다. 그렇게 하면 결혼하고 싶은 사람이 얼마나 많은거냐. 어제 현장 미팅 나갔다가 근처에서 전시중인 라이카전을 보고 왔다. 새삼스럽게 그런 시간들이 소중하게 느껴졌다. 일상에서 잠깐 피해도 되는 시간. 아주 짧은. 30분 남짓. 1등으로 도착하는 바람에 천천- 히 보고 나왔다. 한 작가의 사진들이 마음에 들었는데, 나도 그렇게 다른 눈을 가진 사람들을 그렇게 가까이에서 그들의 일상을 담아보고 싶은 유혹을 벗어나지 못한다. 나의 요즘은 나의 감정을 나에게 맡기지 못하고, 누군가에 의해 좌지우지 될 때가 많다. 누군가와 커뮤니케이션 함으로 밝아지기도 하고 그렇지 못해서 어두워지기도 한다. 꽤 오랜기간 혼자서도 잘 지내왔기 ..

일기 2017.12.22

171218.

쓸데없이 마음이 슬플때가 있다. 이번 주말이 그러했고, 오늘 아침이 그러하다. 가만히, 시간을 잘 보내다가 문득. 너에게 나는 아주 작은 일부이구나, 하는 걸 깨달았다. 나에게도 너는 전부가 아니면서, 왜 너에게 내가 전부였으면 했는지 모르겠다. 아무튼 그러했다. 아무리 달콤한 말로 꾀어내어도 그냥 나는 그정도. 만약 내가 그 이상이었다면, 만약 내가 너에게 다른걸로 대체가 안되는 유일한 그것이었다면. 그랬다면 나는 어땠을까. 나는 내 마음을 전부 주지 않을거면서, 누구의 마음은 전부를 받길 원한다. 다른걸로 대체될 수 없는 유일한 사람이었으면. 그랬으면 정말 다 주고 싶을텐데.

일기 2017.12.18

2017정리.

올해는 참 굵직굵직한 많은 일이 있었다. 뜻하지 않게 체중도 감량했고, 이직도 했다. 태어나 처음 수술실에도 들어갔고, 전에 없던 큰 프로젝트도 했고, 또 야근도 밥 먹듯이 하는 중. 낯선 사람들을 많이 알았고, 그 중 몇 명과는 친하게 지내고 있다. 체중감량은 잘 하고 있었으나, 최근 수술 후 여러가지 이유로 조금 어려움을 겪고 있다. 트레이너도 난색을 표하는 중. 나도 잘 모르겠다. 큰 프로젝트는 진행까지 보다가 이직하는 바람에 마무리를 짓지 못했는데, 최근 마무리가 잘 되었다는 소식. 가서 보고 싶긴하다. 뭐 굳이 가보진 않겠지만. 이직은 잘 했다. 구성원이 다들 훌륭해서 배울점도 많은데, 다만 일이 지나치게 많아서, 그게 문제다. 그게 뭐 사실 그렇게 문제인가 싶겠지만. 수술은 잘 끝났으나, 약을..

일기 2017.12.12

171122.

분명 해가 뜨고 있다 생각했는데, 지고 있는건 아니었나, 하는 의문이 들었다. 갈피를 잡았다고 생각했는데 아직도 갈 지로 걷는 느낌. 무언가를 잡으려면 내 손에 잡고 있는걸 내려놔야 한다고 했던가. 만약 내 손에 아무것도 잡고 있지 않으면? 그래도 안잡힌다면? 그건 내 잘못인가요? 대나무가 그렇게 길- 게 자랄 수 있는 원인은 ‘마디’ 라고 했다. 텅텅 빈 대나무에게도 ‘마디’ 가 있어 그렇게 유연하면서도 자유롭게 뻗어나갈 수 있다고. 나에게도 그런 인생의 ‘마디’ 들이 있다. 그게 좀 자주 있는 것 같기도 하고 아니면 난 대나무가 아닌가. 중요한 인생의 숙제들을 해놓지 않은 이유로- 나는 내 미래가 그려지지 않는다. 누군가와 함께일 것인가. 그것도 막연하고, 만약 그렇지 않은 내 삶도 막연하다. 그러나..

일기 2017.1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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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고령화사회, 에 대한 책을 읽다 문득 할아버지 생각이 나서 지하철 타고 가다가 눈물이 났다. 그립다는게 이런건가, 문득. 2. 부천역에 걸구 하시는, 본인이 암 말기 환자라 병원비며 생활비에 힘이 든다는게 걸구의 내용이었다. 그냥 지나쳤던 그 날, 그 피켓이 내내 맘에 쓰여 다음날 그 아저씨를 찾아봤지만 안나오셨더랬다. 그 다음날인가 그 아저씨가 또 나오셨기에 얼마를 나누었던 적이 있었는데, 바람이 차가워진 요즈음. 그 아저씨가 궁금하다. 병은 좀 괜찮아지셨을까. 3. 영화를 보고, 음악을 들을 때, 누구도 기억나지 않는 삶. 이미 세상에 계시지 않는 할아버지와 일면식 없는 사람이나 기억하는 가을의 끝이라니. 4. 사랑을 나누면 배가 된다고 했는데, 내 사랑은 자꾸 반토막이 난다. 이제 몇 등분 남..

일기 2017.1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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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과 사람 사이에는 '간격' 이라는게 존재하기 마련인데, 이 간격은 사실 현실세계에서만 느껴지기 마련이다. 나- 와 타인과의 물리적인 거리. 그런데 요새는 다들 휴대폰이라는 개인적인 공간이 삶에 미치는 영향이 더 커져서 그런걸까, 현실세계에서 사람과 사람 사이의 간격을 잘 느끼지 못하는 것 처럼 느껴질 때가 많다. 그래서 더 많이 부딪히는 것 같아.그저 조금 우리가 현실에 발 붙이고 살지 못하는 것 처럼 느껴져서.

일기 2017.11.06

프랜차이즈, 같은 남자

그는 프랜차이즈 같은 남자다. 프랜차이즈란 그런 것 아닌가. 나름 브랜드니까 그래도 어느정도 이상 만족은 가능할거란 믿음이 있는. 튀거나 독특한건 아니지만 실패는 피해갈 수 있는. 그는 그런 사람이었다. 입맛도 그러했다. 피자도 굳이 동네 화덕피자보다 그저 특별할 것 없는 프랜차이즈 피자브랜드. 빵도 파리바게트. 커피도 스타벅스, 이디야, 할리스, 투썸. 그런 취향이 나쁘다고 말하고 싶은건 아니다. 그런 프랜차이즈가 가진 장점은 사실 단점보다 확실하다. 그 사람이 좋은건 아니었다. 다만 싫어할 이유도 마땅치 않았다. 늘 언제나 기본은 할 사람이라는 믿음이 있었다. 그와 함께 할 미래를 그려볼 때- 그냥 말 그대로 ‘문제 없는 삶’ 이 될 것이라는 기분이 있었다. 정말 말 그대로 그가 가진 장점은 그가 가..

일기 2017.10.25

미치겠네. 정말.

생각보다 조금 더 힘들다. 예를들면 덥다. 평소 추위를 타는 편인데도 더워서 반팔을 입고 다닐정도. 그리고 얼굴이 정.말. 뒤집어졌다. 시발. 그래서 피부과를 예약했다. 비록 2주 후 지만. 자꾸 입에서 단게 당긴다. 과자를 어마무시하게 먹고있다. 아 그만먹고싶어. 진짜. 그래서 그런가 체중이 좀 올랐다. 음. 진지하게 과자를 끊어야 한다. 내일부터 내가 과자먹으면 인간도 아닙니다. 진짜. 좀 피곤해서 그런가 잠은 잘 잔다. 다만- 자고 일어나도 체중이 줄어들지 않는다. 호르몬에 대한 책이 도움은 된다. 그런데 내가 그걸 알고 이해하면 뭐하나. 어쨌든 지금은 호르몬이 나오면 안되고, 그러면 저런 일들이 끝없이 지속될거라는 거. 저런게 싫어서 노력하면 호르몬이 나올거고 그러면 또 치료에는 방해되는거고. 그..

일기 2017.10.19

그놈의 호르몬

지난 주중, 몸이 괜찮아진 것 같아 점심러닝을 시작한 이튿날, 저녁에 샤워하려고 수술 부위에 부착한 방수테잎을 뜯어내니 땀 때문인지, 운동 때문인지 염증이 생겨 응급실에 갔었다. 아프거나 그런건 아니었지만 암튼 운동을 당분간 정말 못하게 되었다.주말이면 3km나 5km을 습관처럼 뛰었었는데, 못하고보니, 주말 오전이 이렇게나 길었나, 하는 생각이 든다. 토요일은 실밥도 풀고 스테플러 찍어놓은 곳도 풀었다. 지난번 염증이 생긴 것 때문에- 그래도 시월은 조심해야 한다 그랬다. 목욕도.그리고 수술한 사진을 보고, 경과도 듣고, 호르몬 주사도 맞았다.수술은 잘 되었지만, 장까지 번져있었다고 했다. 그것 때문에 수술 시간이 오래 걸렸고 약 처리도 많이 해야 했다고. 그리고 많이 번져있어 아마 재발할 가능성이 높..

일기 2017.10.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