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기

171222.

comodisimo 2017. 12. 22. 11:01

친구삼고 싶은 사람과 결혼을 하고, 결혼하고 싶은 사람과 친구를 하라는 말이 있다고 했다. 그렇게 하면 결혼하고 싶은 사람이 얼마나 많은거냐.



어제 현장 미팅 나갔다가 근처에서 전시중인 라이카전을 보고 왔다.

새삼스럽게 그런 시간들이 소중하게 느껴졌다. 일상에서 잠깐 피해도 되는 시간. 아주 짧은. 30분 남짓. 1등으로 도착하는 바람에 천천- 히 보고 나왔다. 

한 작가의 사진들이 마음에 들었는데, 나도 그렇게 다른 눈을 가진 사람들을 그렇게 가까이에서 그들의 일상을 담아보고 싶은 유혹을 벗어나지 못한다.


나의 요즘은 나의 감정을 나에게 맡기지 못하고, 누군가에 의해 좌지우지 될 때가 많다. 

누군가와 커뮤니케이션 함으로 밝아지기도 하고 그렇지 못해서 어두워지기도 한다. 

꽤 오랜기간 혼자서도 잘 지내왔기 때문에 요즘의 나는 그러는 내가 불안정하게 느껴진다. 신경쓰지 말자, 고 해놓고 늘 마음 한 켠에 신경을 두고 있다. 나는 무엇에 이렇게 마음을 빼앗겨 버렸나. 나의 평안도 찾지 못하고.


어쩌면 당연한걸지도 모른다. '소통' 함으로 존재가 인정된다는 것.


만약, 내년의 내가, 그 후년의 내가 지금과 크게 다르지 않을것이라 하면, 나는 조금 달라져야 한다. 더 단단해지고, 더 무뎌져야한다. 이렇게 잘 흔들리는, 너무 유연하여 작은 바람에도 심하게 흔들리는건 곤란할 것 같다.


최근에 친구 추천으로- '이번생은 처음이라' 를 보고 있는데, 나와 크게 다르지 않은 이야기라 마음이 쓰이면서도, 내가 책임져야 할 것이 내 집과, 나- 정도만 되는 삶이 된다면, 나는 무엇을 위해 더 열심히 살아갈 수 있을까.


그 드라마에 '19호실로 가다' 라는 책이 나온다. 누군가에게 들키지 않을, 정말 나 혼자만의 공간. 어쩌면 이 곳이 나에게 그런 공간일지도 모른다. 그래서 이렇게 버티고 있을지도. 


최근의 나는 내가 너무 낯설다. 약간 지상에서 1cm 정도 발을 떼고 걸어가는 것 같다. 붕붕 뜬 것 처럼, 밝아보이기도 하지만, 그렇게 떠 있는 것 같아 너무 불안하기도 하다. 나는 괜찮은건가.


그래, 난 이렇게 마음이 무거워야, 여기에 와서 이렇게 털어놓는구나. 결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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