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기

170408.

comodisimo 2017. 4. 8. 17:59

일주일 내내 야근. 주말인 지금도 출근했다.


그게 문제가 아니다.


요샌 듣기만 해도 신이나는 음악들을 찾아듣고는 하는데, 페퍼톤스가 그랬고, 또 보사노바 음악들을 듣고싶어 이곡 저곡 찾다가, wave 와 sambou sambou 가 듣고 싶어졌다.


예전에 분명히 들었던, 그 앨범의 곡 버전이 듣고싶어 아무리 음악 사이트를 뒤져도 그 때 아티스트가 누구였는지, 앨범 자켓이 어떻게 생겼는지가 기억나지 않았다. 한시간을 뒤져도 나오지 않자 결국 포기하고 말았지만.


그럴 때, 앨범 제목이 뭐였는지, 아티스트는 누구였는지, 분명히 컴필레이션 앨범 같았는데, 언제 나왔던거였는지, 물어보면 알 수 있는- 그 때의 그 사람이 지금 내 곁에 없다는게 갑자기 외로움으로 몰려왔다.


추억이란 나에게 그런것이다. 처음 입을 맞추던 그 날, 차에서 나오던 스티비 원더의 노래, 생일날 롯데월드에서 들었던 조규찬의 노래, 바람이 시원하게 불던 바닷가에서 내가 어설프게 기타로 연주했던 이적의 노래, 괜찮다고 다독이며 불러줬던 성시경의 노래, 노래방에서 너의 요청으로 시원하게 말아먹은(?) 태연의 노래, 취한 밤 고백하겠다며 전화로 부르던 전람회의 노래, 가끔 전화기 너머 피아노를 쳐주던 너의 노래 같은 것들.


그렇다고 해서 그게 그 사람들을 그리워한다는 의미는 아니지만.


아무튼, 그 앨범을 더이상은 찾을 수 없다는걸 인정하는 순간, 감정이 와르르, 무너졌다.


사람과 사랑을 잃은건 이미도 오래전 이야기라 더이상 이야기 하기 우습지만,

음악까지 잃어버린건 너무 속상한 일이다.


어떻게 음악이 너까지 그리워하게 만들었을까.

아니, 어떻게 음악까지 그리워하게 되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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