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기

170607_나의 욕구

comodisimo 2017. 6. 7. 13:36

가벼운 가방을 가지고 싶었다.

여자들이 흔히 핸드백으로 들고 다니는 가죽 가방은 스터드 장식 및 기타 장신구로 무게가 꽤나 무겁다. 거기다가 기본 파우치 몇개만 (꼭 간추려 필요한 것만) 넣더라도 가방이 빵빵해지고 무거워지는건 시간문제. 가볍지만 수납이 넉넉한- 그러니까 우리엄마가 그렇게 필요하다고 했던 그런 가방이 이제 나에게도 필요해졌다.


처음 알아봤던건 캔버스 백이었다. 알아본 결과, 캔버스 백 중에 각이 진 형태 중 쓸만한 가방은 십만원이 훌쩍 넘어가고, 브랜드로 넘어갈경우 기십만원대. 아 내가 이걸 이 돈 주고 꼭 사야하나, 하던차에-

어제 유니클로에서 (엄마 말로는 시장가방 같은) 토트백을 하나 구매했다. POCKETABLE 백으로 접으면 손바닥만한, 아주 가벼운 (시장) 가방인데, 토트나 숄더로 사용이 가능하다. (한국 홈페이지엔 아직 안올라왔음)




디자인은 별로지만, 뭐 유용하겠다, 싶어서 하나 샀는데- 문제는 역시 싸다보니 좀 더 괜찮은 가방을 하나 더 사고싶어졌다는 것. 어제 봤던 백 중에 만다리나덕의 백이 생각나 이것도 하나 주문했다.

이건 숄더와 백팩으로 사용이 가능하다. 다른 색상이 있었으면 좋았을텐데 선택권한이 없다. 

가끔은 당차게 하이힐에 미니백만 들고다니는, 폼나는 커리어우먼이고 싶지만- 결국 나는 편안함을 추구하는 실용적인 여자로 성장되어지는 것 같은 느낌. 뭐 어쩌겠어요. 이게 좋은데. 암튼 배송오면 앞으론 이 가방만 들고 다닐 것 같아. 아이패드도 맨날 들고다녀야지. 강후보자님도 백팩 들고 다니시던데- (어디다 이런 비교를...) 암튼. 두개 다 샀다는 이야기.



녹차로 된 빵들이 많이 나오는데, 올 해는 1월부터 시작한 다이어트 때문에 아무래도 식단을 조절하다보니, 구경만하고 먹지 못한게 너무 많았다. 그러다보면 아무래도 욕구불만(?) 이 생기기 마련. 나의 인스타그램 보관함은 말차 빵들로 넘쳐나기 시작했고- 월요일 아침, 또 인스타를 뒤적거리다 결국 인터넷으로 주문을 하고야 말았다.

그리고 어제-


송도현대아울렛에 들렀다 지하 1층의 '미고당' 이란곳을 발견. 유명했던건진 모르겠지만, 내가 그토록 먹고싶었던 '녹차크림팥빵' 이 있길래 사려고 했는데, 한시간을 기다리라고 하기에 포기했다가 다른 일 때문에 한시간을 기어이 보내고 다시 찾아갔더니, 아직 팥이 식지 않아 크림을 넣을 수 없어 30분을 더 기다리라며. 다리가 너무 아파 그냥 지금 주시면 지금 바로 먹겠다고 하고- 하나 받아왔다.


박정현(@comodisimo)님의 공유 게시물님,


중요한건, 이 '녹차크림' 빵을 하나 먹고나니, 빵에대한 욕구가 말끔하게 사라졌다는 것. 다이어트의 기본은 식단이고, 그 식단에 저 빵은 어찌보면 '절대' 포함되지 않는 것이지만, 그걸 먹고나니 더이상 빵에 대한 욕구가 사라졌다면- 한번쯤은 괜찮지 않을까. 물론 트레이너가 알면 난리나겠지만.

인터넷으로 주문한 유니크디저트의 빵들이 오고나면 더이상 빵빵빵 하지 않을것을 엄숙히 선서합니다.



요새 주말이나 휴일 오전은 러닝으로 시작하는 때가 많다. 공복러닝은 다이어트에 효과적이라고 하기도 했지만, 사실 다이어트를 위해서라기보다 아침에 뛰고나면 기분이 좋아질 때가있다. 아직은 거북이처럼 '걷는' 수준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허벅지와 종아리가 뻐근해질때까지 걷고나면 하루를 개운하게 시작하는 기분이 든다.

몇번의 시도 끝에 느낀건, 처음 트랙을 돌 때 다리는 덜 아프지만 몸이 덜 풀려 뛰기엔 무거운 느낌이 드는데, 오히려 3K 이상 빠르게 걸어 몸이 뻐근해질때 쯤이면 뛰어보고 싶은 욕구가 샘솟는다. 그 때부터 뛰면 물론 숨도 막히고 힘들지만 다리가 가벼운 기분이 든다.

체력이 딸리는건지, 몸이 워낙 무거운건진 알 수 없지만, 아무튼 어느순간- 이것도 익숙해지면 언젠가 10K 마라톤 같은건 한번 도전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기록보다는 시도가 중요한거니까.



김영하님의 '살인자의 기억법' 이란 책을 읽었다. 문체가 간결하고 위트있어서 오랜만에 읽는 소설이었는데- 꽤 몰입해서 읽었다. 영화로도 나온다고 했다. 영화로도 보고싶은 스토리이다.

작가님의 글이 마음에 들어, 다른 책을 빌렸다. '빛의 제국' 이란 책인데 이것도 스토리가 재미있다. 왜 작가님을 소개할 때 '유쾌한 이야기꾼' 이라고 설명하는지 알 것도 같다. 요새 나오시는 예능에서도 멋있으시더라. 빌려둔 책이 꽤 있어서 조금 미뤄지겠지만, 올 여름은 김영하 작가님 책들을 차례대로 읽어봐야겠다.



나의 선택은 결국 나의 욕구대로 흘러가는 것이 아닐까. 원해서 얻어내고, 원치않으면 밀어내고. 누군가가 억지로 떠넘기는 것보다- 떠넘겨졌다는 그것마저도 어떻게보면 나의 욕구일때가 많았다. 원하지 않았던 일도- 결국 그 안에서 내가 누리고자 했던 어떠한 욕구였을때가 있었는데, 나는 그것을 취하면서도, 이건 내가 원했던 일이 아니라고 변명하고 싶었을때도 있었다. 아마 반대급부의 욕구가 더 강했더라면 무슨수를 써서라도 나는 그것을 가졌을것이다. 가지지 않은건 그만큼이 아니라는 반증이다. 그러니, 피해의식은 느끼지 말자. 이제 더이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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