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조금씩

180610

comodisimo 2018. 6. 10. 22:18
#1.  
매일 조금씩, 마음을 정리하기로 했다. 
일종의 나의 기도. 
입으로 해야하는 기도가 자꾸 막히는 기분이라, 
이렇게라도 하지 않으면 안되겠다, 싶었다. 그래서, 

어쩌면 대화체로. 



#2.   

잘 아시다시피, 나의 오랜만의 연애가 끝나가고 있어요. 

보채지 않고, 사랑해주고, 기다려주고, 놔주면- 

언젠간 내 마음을 이해하고, 내가 주려고 했던 그 사랑을 줄거라고 믿었는데 

그게 아닌가봐요. 


그런데 솔직히, 이별에 마음이 아픈건 아니예요. 

다만, 조금- 다시 혼자 남겨진 내가 너무 무서워요. 

저는 정말 혼자가 싫거든요. 


그래도, 이젠 그런 생각이 조금씩 들어요. 

만약에 혼자인 채로 살아야 할 수 있으니, 

혼자서도 잘 살 수 있도록 준비해야겠다. 


어느면에서는, 함께- 라는 말 뒤에 숨어서 

누군가의 수고에, 사랑이라는 이유로- 

내 인생을 조금 얹어가게 되는게 ‘결혼’ 이라고 생각했던거 같아요. 

물론, 안해봤으니까 이런 소리도 하겠지만.. 

 

이젠 정말, 저는 그러기 쉽지 않은거 같아요. 

누군가를 좋아하는것도, 내가 좋아한 그가 나를 좋아하는것도 

이렇게나 기적같이 어려운 일이라는걸 너무나 잘 알 것 같아요. 

정말 이번엔 용기내서 열심히 노력했는데.. 

노력으로도 할 수 없는 일이라는게 참.


솔직히 너무 속상해요. 

하지만, 더이상 이 일을 오래도록 생각하고 싶진 않아요. 

앞으로도 두어번, 깊이- 나를 감정 구덩이에 빠뜨릴 일들이 눈에 보여서 

너무 무섭고 겁도 나지만 

지금이라도 잘 선택한거라고 스스로 믿고 응원해주고 싶어요. 


그리고, 어찌됐건, 

저를 내버려두지 않으실걸 믿어요. 


이건 시련도 아니죠. 

때때로 괜찮지 않은거 같지만. 괜찮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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