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기

프랜차이즈, 같은 남자

comodisimo 2017. 10. 25. 10:43

그는 프랜차이즈 같은 남자다.

프랜차이즈란 그런 것 아닌가. 나름 브랜드니까 그래도 어느정도 이상 만족은 가능할거란 믿음이 있는. 튀거나 독특한건 아니지만 실패는 피해갈 수 있는.

그는 그런 사람이었다. 입맛도 그러했다. 피자도 굳이 동네 화덕피자보다 그저 특별할 것 없는 프랜차이즈 피자브랜드. 빵도 파리바게트. 커피도 스타벅스, 이디야, 할리스, 투썸. 그런 취향이 나쁘다고 말하고 싶은건 아니다. 그런 프랜차이즈가 가진 장점은 사실 단점보다 확실하다. 


그 사람이 좋은건 아니었다. 다만 싫어할 이유도 마땅치 않았다. 늘 언제나 기본은 할 사람이라는 믿음이 있었다. 그와 함께 할 미래를 그려볼 때- 그냥 말 그대로 ‘문제 없는 삶’ 이 될 것이라는 기분이 있었다. 정말 말 그대로 그가 가진 장점은 그가 가진 단점보다 확실해보였다.

다만, 내가 그걸 정말 바라는지 잘 모르겠다.
조금 맛이 덜 해도 그 만의 분위기가 있는 개인 커피숍을 좋아하는 내가, 대형 프랜차이즈 같은 남자에게 어울리는 사람인지, 그걸 바라는지는 확실하지가 않다. 조금 맛이 없었더라도, 맛이 없었지 않느냐며 깔깔대며 웃어주는 사람이 더 필요한건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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