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기

무능력자

comodisimo 2017. 8. 13. 17:23

사실 저는 뭘 크게 기대하는 편은 아닙니다. 그게 특히나 '사람' 에 대한 일이라면 더욱 그러합니다.
이유야 당연하게도- 사람은 가장 알 수 없는 종류이고 가장 쉽게 변하는 종류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니 무엇이라도 '그럴것이다' 라는 기대는 좀 위험합니다. 그 기대가 무너지는 순간 가장 상처 받을 사람은 바로 '나' 이니까요.

그래서 사랑에 대해 냉소적인지도 모릅니다.
오전의 나와 오후의 내가 다르고 지금의 생각이 이후의 생각과 어떻게 다를지 전혀 모르는데- 그것이 이성적인 판단이라고 하더라도. 하물며 감성에 기댄 사랑이 영원할 수 있을까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마음이 설레기도 합니다. 그래서 저는 오늘도 괴롭습니다.
혼자 큰 성을 쌓았다 부수기도 하고, 그러는 스스로에게 실망하기도 하고. 아 물론 상대에게 실망(을 많이)하지 않아요. 내 마음도 모를 마당에 상대에게 그럴수는 없지요.

다만, 여지껏- 마음이 이토록 서툰 나에게 너무 긴 생각을 하게 하지 말아줘요. 그냥 싫으면 싫다고 해줘요. 나 그런거엔 상처 안받아요.


다른 얘기지만,
서른이 넘으면 연애도 능력이다- 라고 그랬는데 그 말이 맞나봐요. 그리고 이젠 고백하는게 아니고 꼬셔야 한다고 그러는데 그 말도 맞나봐요. 근데 나 그거 다 어떻게 해야 하는건지 잘 모르겠어요.

그러니 이왕 오기로 했으면 너무 돌아오지 말아요. 대로가 텅텅 비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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