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 20

사진첩에 있던 책 구절들

완전함과 충만함이란 아이러니하게도 미숙함의 다른 표현이라는 것을 말이다. 현실에서 멀어질수록, 세계의 복잡성을 이해하지 못할수록 세상은 단순하고 명쾌하게 보인다. 문제는 세상을 그렇게 단순하게 파악할 때에만 우리가 행복할 수 있다는 사실이다.그래서 어른이 된다는 것은 슬픈일이다. 어른으로 성숙해간다는 것은 세계의 복잡성을 초연하게 받아들임을 의미한다. 세계의 복잡성을 받아들인다는 것은 우리가 완전함과 충만함의 허구성을 이해했음을 의미한다. 완전함과 충만함을 내려놓은 사람에게 행복은 없다. 운 좋게도 멈춰 설 기회를 얻었으니, 뒤돌아 가서 놓고 온 것들을 챙기세요. 그리고 다시 천천히 걸어가세요. 또 다시 허둥지둥 달려오면 안돼요. 길에서 만나는 사소한 것들을 돌보면서 오세요. 그렇게 천천히 인생의 마지막..

독서 2018.03.22

유현준 - 모더니즘 (동서양 문화의 하이브리드)

유현준 교수의 책을 읽고 있다. 그릇이 그릇으로서 쓰임이 생기는 것은 흙의 성질이 없어지고 그릇의 공간이 생겼기 때문이란다. 자기의 용도를 버리고 쓰임새와 하나가 되면 '쓰임' 이 가능한 물건이 될 수 있다고 했다. 비록 이 글은 도덕경이란 도가 사상에서 유래한 말이지만, 기독교 적으로 보자면, 내가 나의 고집과 의지로 살려 하는 마음을 내려놓으면, 하나님이 그 곳을 채우시고 살게 하신다는 것과 다르지 않다고 생각했다. 나의 죄인된 성질이 없어지고, 하나님이 쓰실 수 있는 그릇이 되기 때문이다. 내가 '나' 로 산다는건 어떤 의미일까.어렸을 때의 나는, 누구도 건드리지 못할만큼 예민한, 그야말로 '섬' 과 같은 사람이었을지도 모른다. 나는 나 이므로, 누구에게도 방해받고 싶어하지 않는. 그러므로 굳이 그..

독서 2018.01.08

모든 요일의 여행

모든 요일의 여행: 이란 책을 읽었다. 책을 보며 이런저런 생각을 하게 됐지만, 그것보다 공감되었던 문장들을 공유한다. 좋은 술은 여행하지 않는다. 좋은 술은 여행하지 않는다는 말이 있나보다. 이 글을 읽고나니, 지난번 일본에 갔을 때 편의점 맥주만 먹었던게 못내 아쉽다. 언젠가 마음먹고 (술을 잘 못하니까) 덥힌 술을 마셔보고 싶어졌다. 그리고 앞으로는 어디를 가면 꼭 술을 마셔보는걸 원칙으로 하겠다. 상대의 기분에 너무 쉽게 좌지우지되는 나였다. 그 사실을 진작 깨달을 수 있어서 다행이었다. 나는 혼자여야했다. 혼자일 때 외로움은 드물게 찾아왔다. 나는 왜 그토록 '혼자' 있어야 하는 이유에 집착하는지 나도 잘 몰랐었는데, 이 글을 읽어보니 이제야 알 것 같다. 정말로 자기가 가진 보석을 모르는 표정..

독서 2017.02.08

미움받을 용기

'태어나면서 주어진 것' 에 대해서는 바꿀 수가 없어. 하지만 '주어진 것을 이용하는 방법' 에 대해서는 내 힘으로 바꿀 수가 있네. 따라서 '바꿀 수 없는 것' 에 주목하지 말고, '바꿀 수 있는 것' 에 주목하란 말이지.타인을 '행위' 의 차원에서 보고 있네. 즉 그 사람이 '무엇을 했는가' 하는 차원에서만 말이지. 그런 관점으로 생각하면 자리에 누워만 있는 노인은 주변 사람에게 폐만 끼치고 아무런 도움이 안 되는 것처럼 보일지도 몰라. 하지만 타인을 '행위' 의 차원이 아닌 '존재' 의 차원에서 살펴야지. 타인이 '무엇을 했는가' 로 판단하는 것이 아니라 거기에 존재하는 그 자체를 기뻐하고 감사해야 하는 걸세.만약 자네가 칭찬을 받고 기쁨을 느낀다면, 그것은 수직관계에 종속되어 있으며 '나는 능력이..

독서 2015.11.12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

라틴어에서 파생된 언어에서 동정이라는 단어는 타인의 고통을 차마 차가운 심장으로 바라볼 수 없다는 것을 뜻한다. 달리 말해 고통스러워하는 이와 공감한다는 뜻이다. 거의 같은 뜻을 지닌 연민 이라는 단어는 고통 받는 존재에 대한 일종의 관용을 암시한다. 한 여인에게 연민을 느낀다는 것은 그녀보다 넉넉한 처지에 있는 사람이 몸을 낮춰 그녀의 높이까지 내려간다는 것을 뜻한다.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 이란 책도 같이 읽고있다. 어젠 저런 문장이 나왔다. 타인의 고통을 차마 차가운 심장으로 바라볼 수 없다- 라는 뜻이 고통스러워하는 이와 공감한다 라는 뜻이라고 이야기하니 좀 어색한 느낌이다. 고통은 개인적인 느낌이고 사람과 상황에 따라 다르게 표현되는건데 그걸 공감해주겠다니. 나는 흔히 누군가 나의 고통..

독서 2015.11.04

미움받을 용기

적면(赤面)공포증에 걸린 여학생이 좋아하는 남자에게 차이는 것을 두려워하듯 자네는 남에게 부정당하는 것을 두려워하네. 누군가에게 무시당하고, 거절당하고, 마음에 깊은 상처를 입는 것을 무서워하지. 그런 상황에 휘말리느니 처음부터 아무와도 관계를 맺지 않는 편이 낫다고 생각하는 걸세. 즉 자네의 '목적' 은 '다른 사람과의 관계에서 상처받지 않는 것' 이라네 미움받을 용기- 라는 책을 빌려 읽는 중인데 이 부분을 읽다가 마음을 들킨 것 같아서 책을 덮어버렸다. 그래서 자꾸 혼자가 편한걸까.

독서 2015.11.03

최근에 읽은 책_

스크루테이프의 편지 저자 C. S. 루이스 지음 출판사 홍성사 | 2005-09-30 출간 카테고리 종교 책소개 특별보급판으로 나온 C. S. 루이스의 명작 3종 중 한 권! ... 글쓴이 평점 예수와 함께한 직장생활 저자 데이비드 그레고리 지음 출판사 포이에마 | 2008-09-02 출간 카테고리 종교 책소개 『예수와 함께한 저녁식사』『예수와 함께한 가장 완벽한 하루』를 ... 글쓴이 평점 예수와 함께한 가장 완벽한 하루 저자 데이비드 그레고리 지음 출판사 포이에마 | 2006-09-12 출간 카테고리 종교 책소개 “저녁식사로 부족했다면, 이제 예수님과 함께 가장 완벽한 하루를... 글쓴이 평점 내일도 출근하는 딸에게 저자 유인경 지음 출판사 위즈덤경향 | 2014-03-03 출간 카테고리 시/에세이 ..

독서 2014.05.14

예수와 함께한 저녁식사

예수와 함께한 저녁식사 저자 데이비드 그레고리 지음 출판사 포이에마 | 2008-09-11 출간 카테고리 종교 책소개 평범한 샐러리맨 닉 코민스키는 어느 날 나사렛 예수로부터 저녁식... 글쓴이 평점 예수와 함께한 저녁식사. 2 저자 데이비드 그레고리 지음 출판사 포이에마 | 2012-06-29 출간 카테고리 종교 책소개 “당신의 고단한 삶에 예수님이 차려주신 최고의 만찬!” 기독교의... 글쓴이 평점 같은 주제의 책들의 연속- 일지도 모르겠지만, (사실 신앙서적들이 다 비슷한 말들이 아닐까 싶다.) 같은 주제의 책들을 읽으면서도 어떤 책에서는 어떤부분이 와닿기도 하고 또 어떤 책에서는 어떤부분이 와닿기도 해서- 모든 책이 다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은 참 쉽게 풀어낸 좋은 책, 이..

독서 2014.04.30

나는 누구인가 (박세웅, 2011)

나는 누구인가 저자 박세웅 지음 출판사 미래를소유한사람들 | 2011-07-14 출간 카테고리 종교 책소개 서울대 공대 교수의 '방과후 복음학교' '복음, 이성의 문을 노... 글쓴이 평점 C.S. Lewis의 '순전한 기독교' 를 읽었을 때 느낌이 흡사 이랬던 것 같다. 공대 교수님이라 그렇게 생각했을지도 모르겠지만- 지나치게 꾸미지 않으면서도 - 그러니까 무심한듯 따뜻하게. 꼭 무언가 정답을 찾고 싶었던 것은 아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책 중간중간 마음을 많이 울리는 책이었다. 평소 기독교 서적을 많이 읽는편인데, 이 책은 다시 사서 한권 가지고 싶을만큼 좋았다. 사실 다 읽고 난 지금도 난 내가 누군지 잘 모르겠지만- 책을 읽으면서 일어났었던 모든 일들에 대한 알 듯 모를듯한 해결들을 찾아낸 기분..

독서 2014.04.28

신기한 여행

에드워드 툴레인의 신기한 여행 저자 케이트 디카밀로 지음 출판사 비룡소 | 2013-12-27 출간 카테고리 소설 책소개 2006년 보스턴 글로브 혼 북 상 수상작 '뉴베리 상 수상 작... 글쓴이 평점 왜냐하면 그 공주는 아무도 사랑하지 않았고, 사랑이라는 것에 신경도 쓰지 않았거든. 하지만 어디 대답해보렴. 사랑이 없는데 어떻게 이야기가 행복하게 끝날 수 있겠니? 달도 없는 깜깜한 밤에 빛나는 별처럼 작별 인사를 할 틈도 없이 헤어져야 하는 일을 얼마나 더 계속해야 할까? 난 사랑하는 법을 배웠어요. 그건 끔찍하나 일이었어요. 아파요. 마음이 아프다고요. 저 앨 다시 잃는 건 참을 수 없는 일이야. 나도 그래요. 가슴이 터져버릴 것 같아요. 다음에는 누가 널 사랑하고 네가 누굴 사랑하게 될지 궁금해야지.

독서 2014.03.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