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조금씩 3

180624.

아무것도 기대하지 않는 삶도 괜찮을까. 하는 생각을 했어요. 사실, 이제 내 인생에서 뭘 기대해야 좋을지 잘 모르겠어요. 저는 요새 ‘어차피 혼자 사는거야’ 라는 생각이 자꾸 들거든요. 혼자 사는 것에 대해- 지금 당장은 나쁘지 않다고 생각하지만 글쎄요, 10년이나 20년 뒤에도 괜찮을까요? 저는 어떤 모습일까요. 지금과 다르지 않은 모습이라면, 저는 아무것도 기대되지 않아요. 물론 결혼이나 사랑이 날 더 행복하게 만들어줄거란 기대도 없지만, 그렇지 않은 삶 또한 날 더 행복하게 해줄거란 기대도 없거든요. 그래서, 아무것도 기대가 되지 않아요. 그게 날- 그냥 흘러가버리게, 혹은 침잠해버리게 하는거 같아요. 하나님은 나를 사랑하시죠? 그리고, 내가 누구보다 행복하길 바라시죠? 그 행복의 모양이 제가 생각..

매일조금씩 2018.06.24

180617.

#1.오늘은 사실 주일이었는데. 그래서 기도라도 꼭 하려고 그랬는데.확실히 내가 뭐가 막히긴 막혔나봐요.기도도 잘 안나오고, 자꾸 다른짓만 하게돼요. 어느날인가, 밥 먹는데 오빠가 불쑥 물었어요."만약, 하나님이 단 하나의 소원을 들어준다 하면, 넌 뭐를 빌꺼야?"듣자마자 저는"그럼, 난 지금 이대로 천국에 가게 해달라고 빌꺼야."라고 했고, 옆에 듣던 새언니와 엄마가 깜짝놀랐어요.한편으론 대단한 믿음이라고, 또 한편으로는, 가지 말라고.. 언니는 아직 어린 아이들이 눈에 밟혀 그건 어려울거 같다 그랬고,엄마는 내가 엄마보다 먼저가는게 마음에 밟혀서 안된대요. 그러겠죠? 우리는. 아마. 그래서, 다른걸 아무리 생각해봐도-그것보다 나은 나의 선택은, 있을 수 없을 것 같아요. 조금 뒤에 엄마는,그만큼 네가..

매일조금씩 2018.06.17

180610

#1. 매일 조금씩, 마음을 정리하기로 했다. 일종의 나의 기도. 입으로 해야하는 기도가 자꾸 막히는 기분이라, 이렇게라도 하지 않으면 안되겠다, 싶었다. 그래서, 어쩌면 대화체로. #2. 잘 아시다시피, 나의 오랜만의 연애가 끝나가고 있어요. 보채지 않고, 사랑해주고, 기다려주고, 놔주면- 언젠간 내 마음을 이해하고, 내가 주려고 했던 그 사랑을 줄거라고 믿었는데 그게 아닌가봐요. 그런데 솔직히, 이별에 마음이 아픈건 아니예요. 다만, 조금- 다시 혼자 남겨진 내가 너무 무서워요. 저는 정말 혼자가 싫거든요. 그래도, 이젠 그런 생각이 조금씩 들어요. 만약에 혼자인 채로 살아야 할 수 있으니, 혼자서도 잘 살 수 있도록 준비해야겠다. 어느면에서는, 함께- 라는 말 뒤에 숨어서 누군가의 수고에, 사랑이라..

매일조금씩 2018.06.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