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기 630

170818.

이직해서 첫번째 금요일. 요구가 잘 받아들여지는건 좋은 징조다. 다른 말로 하자면, 나만 잘하면 된다는 것. 쉽지만 어려운 것. 다만 내가 일에 욕심이 있는 편이라, 또 이전까진 내가 다 내용을 알고 컨트롤 하는 입장이었다면- 지금은 다시 그정도로 일 하기 위해 많은 시간을 필요로 한다는 것. 그게 사실 당연한건데 괜히 나 혼자 마음이 급해서 오늘은 또 고질병이 도졌다. 숨이 잘 안쉬어진다. 머리로는 좀 내려놓자, 고 생각하면서도 막상 그렇게 잘 되지 않아서 문제. 진짜 좀 내려놓자. 그나저나 밥 먹는게 너무 불편하네. 찌개음식 옳지 않아요.

일기 2017.08.18

무능력자

사실 저는 뭘 크게 기대하는 편은 아닙니다. 그게 특히나 '사람' 에 대한 일이라면 더욱 그러합니다. 이유야 당연하게도- 사람은 가장 알 수 없는 종류이고 가장 쉽게 변하는 종류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니 무엇이라도 '그럴것이다' 라는 기대는 좀 위험합니다. 그 기대가 무너지는 순간 가장 상처 받을 사람은 바로 '나' 이니까요. 그래서 사랑에 대해 냉소적인지도 모릅니다. 오전의 나와 오후의 내가 다르고 지금의 생각이 이후의 생각과 어떻게 다를지 전혀 모르는데- 그것이 이성적인 판단이라고 하더라도. 하물며 감성에 기댄 사랑이 영원할 수 있을까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마음이 설레기도 합니다. 그래서 저는 오늘도 괴롭습니다. 혼자 큰 성을 쌓았다 부수기도 하고,..

일기 2017.08.13

170724.

덩케르크- 를 봤다. 이미 첫 장면에서, 총알이 두두둑, 등 뒤에서 쏟아질 때, 몇 명이 쓰러질 때, 난 그들 중 한 명 이었다. 아마 그때부터 영화가 고문처럼 느껴졌을지도 모른다.살아야 한다, 라고 하는게 어떤 의미인가. 살아야 한다- 고 느낄 때 내가 '무엇' 때문에 그래야 하는지 자꾸 나는 그것만 생각하게 된다. 내가 살아야 한다면, 왜. 그 전쟁통에 내가 굳이 배에 올라야 한다면, 왜. 그냥 '살고싶다' 는 것 말고. 정말 살아야 하는 이유가 있는건지 사실 나는 그게 궁금하다. 그렇다고 살아야 할 이유가 없으면 죽어도 좋다는 뜻은 아니다. 아무튼 고통스러웠다. 덩케르크를 빠져나가고 싶어하는 그 군인들처럼 극장을 빠져나가고 싶었는데 너무 집중해서 보는 바람에 나도 덩케르크에 남아있는 것 같은 기분...

일기 2017.07.24

2017년 상반기 결산

올 해는 그래도 많은 변화가 있었다. 1. 일단 살을 뺐다. 12킬로 가까이 뺐고, 최근엔 복근을 만드는 중인데 이건 쉽지 않다. 삼십평생 한번도 가져본 적 없는 것이다. 과연 나타날지는 잘 모르겠다. 이제 한 달도 남지 않았는데 자꾸 나는 빵이 먹고싶어 큰일이네. 암튼 내일은 미리 봐둔 스포츠 브라와 레깅스- 를 사러 가겠다. 내 평생 내 몸뚱아리를 누군가에게 보인다니, 참 부끄럽고 이상한 일이지만 지금 아니면 또 언제 내가 이런걸 해볼까 싶어 나로서는 굉장히 과감하게 도전하기로 했다. 아- 근데 진짜 생각만 해도 부끄러워. 그런걸 입고 누군가에게 보여준다는거. 아니 그것보다, 그렇게 입었는데 정말 복근 안나오면 어떻게하냐ㅋㅋㅋㅋ 아 미치겠다. 2. 살을 빼면서 생긴 최근의 습관은 러닝이다. NRC라고..

일기 2017.07.02

170616.

#1. 인생의 갈림길에는 늘 두려움이 따른다. 선택은 늘 갈림길을 부르고 한번 떠난 길을 되짚어 돌아오긴 여간해서 쉽지 않다. 갈림길 앞에 섰다. 선택은 또 다른 선택들을 불러온다. 지금의 편안함을 유지하는 대가로 권태로움을 안고 가야하고, 미래의 기대감을 가져가는 대가로 불안함을 안고 가야한다. 나의 선택은 늘 불안하다. 가보지 않은 길을 가면 누구나 다 그런거라고들 하지만, 지금까지의 내 선택은 나에게 그다지 훌륭한 결정들이 아니었다. 그래서 뭔가를 결정해야 할 때 마음이 편하지 않다. 신앙적으로 생각해보면- 하나님은 나의 갈 길을 예비하신다고 하는데, 그렇다고 이리로 가라, 저리로 가라, 하지는 않으신다고 생각한다. 아니 뭐 그런 경우가 전혀 없다고 하는건 아니지만. 아무튼. 자유의지, 라는 선물로..

일기 2017.06.16

170607_나의 욕구

가벼운 가방을 가지고 싶었다.여자들이 흔히 핸드백으로 들고 다니는 가죽 가방은 스터드 장식 및 기타 장신구로 무게가 꽤나 무겁다. 거기다가 기본 파우치 몇개만 (꼭 간추려 필요한 것만) 넣더라도 가방이 빵빵해지고 무거워지는건 시간문제. 가볍지만 수납이 넉넉한- 그러니까 우리엄마가 그렇게 필요하다고 했던 그런 가방이 이제 나에게도 필요해졌다. 처음 알아봤던건 캔버스 백이었다. 알아본 결과, 캔버스 백 중에 각이 진 형태 중 쓸만한 가방은 십만원이 훌쩍 넘어가고, 브랜드로 넘어갈경우 기십만원대. 아 내가 이걸 이 돈 주고 꼭 사야하나, 하던차에-어제 유니클로에서 (엄마 말로는 시장가방 같은) 토트백을 하나 구매했다. POCKETABLE 백으로 접으면 손바닥만한, 아주 가벼운 (시장) 가방인데, 토트나 숄더로..

일기 2017.06.07

170531_ 미리 보내는 메시지

스트레스는 만병의 근원. 가장 큰 스트레스의 가장 큰 폐해는 '쇼핑' 인데, 이걸 요샌 흔히 '시발비용' 이라고 한다며. 나 돈 좀 쓰고 싶다. 오늘. 이미 충분히 많이 쓴거 같은데. 아이폰과 아이패드와 업무용 PC간 연동이 되는 메모어플을 찾다가, 결국 정리한 방법 1. 에버노트 : 금액 지불을 하지 않으면 연동되는 기기의 개수가 제한된다. 2. 에스메모 : 아이패드용 어플이 없다. 아이폰용 어플로 아이패드에서 사용하려면 편하지 않음 3. GOOGLE KEEP : 결국 이걸로 정착. 크롬에서 어플 다운받을 수 있음 예전에 구글 킵- 을 썼었는데, 오랜만에 로그인해보니, 예전에 썼던 메모들이 있어 오늘은 그걸 좀 공유하려고 한다. 너희 하나님 여호와가 너의 가운데 계시니 그는 구원을 베푸실 전능자이시라 ..

일기 2017.05.31

170529_

병원에 다녀왔었다. 컨디션이 안좋은지 주기가 틀어진것도 그렇고- 생리통도 그렇고. 5cm 되는 혹이 있다고 했다. 일단 암을 확인해보자고 했다. 늘 죽음에 초연한 마음으로 살자, 고 생각했었는데- 막상 만에 하나, 가 되다보니 별 생각이 다 들었다. 결론적으로, 암은 아니었다. 그래도 여전히 혹이 있다. 오늘 다시 병원에 가봐서 이걸 어떻게 해야좋을지 상담받고 와야겠네. 아오 귀찮아. 박정현/朴贞炫(@comodisimo)님의 공유 게시물님, 2017 5월 27 오전 5:00 PDT 조던11 바론스를 샀다. 사실 앞 코가 저렇게 동그란건 투박하고 그다지 예쁘다고 생각 안했는데, 막상 신어보니 예쁘더라. 이제 정말 조던은 이걸로 끝. 뭐 많이 산 사람처럼 얘기하지만, 이젠 정말 필요 없을 것 같아. 깨끗하게..

일기 2017.05.29

170512_

▶ 블로그를 열심히 하고 있는건 아니지만 누군가 나를 일부러 찾았다, 는 느낌이 들 땐 괜히 등이 서늘해진다. 그렇지만 반갑기도 하고 누군지 궁금해지기도 해서 조금은 설렌다고 해야하나. 뭐 아무튼. 누구십니까? 굳이 나를 찾았던 너는. ▶ 애독가도, 속독가도 아니지만 이상하게 책이 없으면 하루가 너무 시들해져버리는 것 같다. 나의 허무함과 괴로움을 책으로라도 채워넣으려는 것인지 모르겠다. 뭐가 되었건 읽겠다. 이번주 독서 목록은, 국가란 무엇인가 / 유시민 숨결이 바람될 때 / 폴 칼라니티 자존감 수업 / 윤홍균 나의 한국현대사 / 유시민 ▶ 그 중, 어제- '숨결이 바람될 때' 라는 책을 읽었다. 내가 굳이 그런 책을 고르는건지 아님 그런 메시지가 자꾸 눈에 띄는건지 알 수 없지만, 자꾸 죽음에 대한 ..

일기 2017.05.12

170502.

1. 휴일에 뭘 할까, 하다- 몸이 하도 지쳐 결국 링겔을 맞았다. 한 달 무리한 여파가 이렇게 클 줄 몰랐다. 다이어트도 미뤄뒀다. 유지는 하고 있다. 아니, 사실 유지는 아니고 정체기. 트레이너의 최종 목표가 자꾸 달라진다. 꼭 그렇게 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하지만. 그래도 한번쯤은 내 몸에 그런 무늬를 남기는것도 의미가 있지 않을까, 싶다. 아무튼 건강이 최우선. 2. 작년 나이키 공홈에서 회색이랑 흰색 섞인 우븐을 사고 싶었으나, 사이즈를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고민하다 말아버린 우븐을 송현아에서 싸게 샀다. 원하던 색은 아니었지만, 나름 화사해서 캐주얼하게 신기는 좋을 것 같다. 이힝 3. 국립현대미술관 다녀왔다. 확실히 현대미술은 '해석' 이 80%은 차지하는 것 같다. 도슨트 해설이랑 겹쳐서 ..

일기 2017.05.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