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11 3

171122.

분명 해가 뜨고 있다 생각했는데, 지고 있는건 아니었나, 하는 의문이 들었다. 갈피를 잡았다고 생각했는데 아직도 갈 지로 걷는 느낌. 무언가를 잡으려면 내 손에 잡고 있는걸 내려놔야 한다고 했던가. 만약 내 손에 아무것도 잡고 있지 않으면? 그래도 안잡힌다면? 그건 내 잘못인가요? 대나무가 그렇게 길- 게 자랄 수 있는 원인은 ‘마디’ 라고 했다. 텅텅 빈 대나무에게도 ‘마디’ 가 있어 그렇게 유연하면서도 자유롭게 뻗어나갈 수 있다고. 나에게도 그런 인생의 ‘마디’ 들이 있다. 그게 좀 자주 있는 것 같기도 하고 아니면 난 대나무가 아닌가. 중요한 인생의 숙제들을 해놓지 않은 이유로- 나는 내 미래가 그려지지 않는다. 누군가와 함께일 것인가. 그것도 막연하고, 만약 그렇지 않은 내 삶도 막연하다. 그러나..

일기 2017.1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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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고령화사회, 에 대한 책을 읽다 문득 할아버지 생각이 나서 지하철 타고 가다가 눈물이 났다. 그립다는게 이런건가, 문득. 2. 부천역에 걸구 하시는, 본인이 암 말기 환자라 병원비며 생활비에 힘이 든다는게 걸구의 내용이었다. 그냥 지나쳤던 그 날, 그 피켓이 내내 맘에 쓰여 다음날 그 아저씨를 찾아봤지만 안나오셨더랬다. 그 다음날인가 그 아저씨가 또 나오셨기에 얼마를 나누었던 적이 있었는데, 바람이 차가워진 요즈음. 그 아저씨가 궁금하다. 병은 좀 괜찮아지셨을까. 3. 영화를 보고, 음악을 들을 때, 누구도 기억나지 않는 삶. 이미 세상에 계시지 않는 할아버지와 일면식 없는 사람이나 기억하는 가을의 끝이라니. 4. 사랑을 나누면 배가 된다고 했는데, 내 사랑은 자꾸 반토막이 난다. 이제 몇 등분 남..

일기 2017.1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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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과 사람 사이에는 '간격' 이라는게 존재하기 마련인데, 이 간격은 사실 현실세계에서만 느껴지기 마련이다. 나- 와 타인과의 물리적인 거리. 그런데 요새는 다들 휴대폰이라는 개인적인 공간이 삶에 미치는 영향이 더 커져서 그런걸까, 현실세계에서 사람과 사람 사이의 간격을 잘 느끼지 못하는 것 처럼 느껴질 때가 많다. 그래서 더 많이 부딪히는 것 같아.그저 조금 우리가 현실에 발 붙이고 살지 못하는 것 처럼 느껴져서.

일기 2017.11.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