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목이 예민하다고 느껴서 그럴까,
감기가 오려고 하면 목부터 아프다.
지난번엔 후두염, 그 전엔 인두염.
오늘 세번째 감기가 오려고 목을 간지럽힌다.
하루만 더 버티면 그래도 긴- 휴가니
정말 늘어지게 쉬면 좋아지겠지.
2.
아 요샌 진짜 시간이 어떻게 가는지도 모르겠고
내가 뭘 하는지도 모르겠고
외로운지 즐거운지 느껴볼 틈도 없는지도 모르겠다.
힘들어도 즐거운 시간들이 이십대의 끝자락과 함께 흘러가고 있다.
3.
사실 나이를 느끼며 사는건 아니다.
스물아홉이 오면 - 닥치면 - 꽤 마음에 큰 변화가 오진 않을까-
그런 생각을 했었는데 정말 스물아홉이 되고보니
조급하지도 않고 서운하지도 않고
뭐 그냥 어느해와 마찬가지로 흘러가는 기분이다.
다만 몸이 좀 쉽게 지치는건 인정.
4.
연휴엔 심야로 영화도 보고 미뤄뒀던 영화들도 복습하고
서점에 가서 기웃거리다가 마음에 드는 책 한권 사고 싶고
친구가 동네에 있다면 만나 커피나 한잔 해야지.
5.
아침에 문득 머리 감다가 흥얼거린 노래,
김광진의 편지.
참 좋아하는 노래라서
대학 때 과제도 이 곡으로 했던 적이 있었다.
한참을 안듣다가 오늘 아침 문득 생각났다.
"하고 싶은 말 하려 했던말 이대로 다 남겨 두고서
혹시나 기대도 포기하려하오 그대 부디 잘 지내시오
기나긴 그대 침묵을 이별로 받아 두겠소
행여 이맘 다칠까 근심은 접어두오
오오 사랑한 사람이여 더 이상 못 보아도
사실 그대있음으로 힘겨운 날들을 견뎌왔음에 감사하오"
이렇게 사려깊은 이별이 또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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