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휴일의 시작.
느즈막히 일어나서 간장게장에 밥 먹고-
오빠랑 아빠랑 호수공원까지 자전거 타고 왔다.
머리 감자마자 모자를 뒤집어써서
오늘은 종일 모자 쓰고 있어야 할 판.
(팔이 탄다며 섬세하게 토시도 챙겨주신 아빠느님)
오빠랑 아빠 저리가라 할 정도로 나 자전거 잘 타는 듯.
사실 체력이 시내를 벗어날 수 없다.
더 멀리 나갈 수 없고, 그랬다간 돌아오지 못할지도 모름.
오빠는 아라뱃길을 가고 싶어했는데-
아마 거기 가려면 차도 하나 따라가서 바꿔가며 운전해야..
아무튼, 너무 길것같은 휴일의 시작.
2.
우리 할머니는 입맛이 좀 유러피안이다.
씬피자를 좋아하시고, 치즈케익이나 무스케익을 좋아하신다.
주로 그런건 내가 또 좋아하니까 내가 가끔씩 사오면 참 좋아하시는데
내가 요새 정신이 없어서 할머니 잘 못챙겨드렸더니
오늘 자전거 타고 와서 쉬는데 '피자 시키자' 고 하셔서
피자에 홈샐러드+파스타 세트 시켜켰다.
할머니가 '역시 니가 시켜야 제일 맛있다' 며-
그 많은 피자를 다 치우셨다는 소문.
엄마는 이 틈을 타 추석에도
피자나 치킨, 이런거 시켜먹으면 어떻겠냐고.
사실 뭘 먹으면 어때. 기껏 3일 먹는건데.
난 찬성.
3.
보고 싶은 영화가 많았는데 하나도 못보고 있다.
추석 끝나고 또 중국 출장이 잡혀있어서
그거 준비하느랴고 또 카페에 나와 앉아있기는 한데
내가 지금 일을 하는건지 음악을 듣는건지
생각을 하는건지 어쩐건지 잘 모르겠다.
이럴거면 영화나 하나 보고 올 걸.
왜 좋아하는지도 모르고 좋아하는 cafe bristot.
아무튼 난 또 여기에 있습니다.
4.
그런 의미에서 요새 보고 싶었던 영화 리스트.
홍상수의 영화는 본 기억이 없는데-
어쩐지 볼 기회가 있었어도 끝까지 봐지질 않았었다.
그런데 '우리선희' 는 한번 보고 싶다.
로맨스가 필요해를 보고 참 좋아하게 된 '정유미' 도 그렇고
오랜만에 - 나만 오랜만인가? - 정재영도 보고 싶다.
그리고, 관상.
왜 이런 캐스팅에 난 맥을 못추고 보고 싶어하는지 모르겠네.
송강호, 이정재, 백윤식, 김혜수에 조정석 이종석까지.
크- 캐스팅이 반은 먹고 들어간 추석영화.
흠. 결국 이거 나 혼자 봐야하는구나.
그렇구나.
5.
음악을 듣고 있지 않으면 아무래도 생각을 깊이 할 수 있다.
물론 음악을 듣고 있어야 아무 생각도 할 수 없어 좋기도 하지만.
난 지금 깊이 생각해야 하기도 하지만, 아무것도 생각하고 싶지 않기도 해서-
가끔 그 두가지 일들을 지속적으로 반복하는 시간을 보내고 있다.
하나 너무 아쉬운건,
내가 너무 좋아하던 음악들을 들을수가 없다는 것.
음악을 들으면서 생각까지 하게 되는건 좀 곤란하고 힘든일이다.
아직도 내 시간들은 아프게 흘러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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