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보이후드 (Boyhood, 2014)

comodisimo 2014. 11. 12. 23:07


보이후드 (2014)

Boyhood 
8.7
감독
리차드 링클레이터
출연
엘라 콜트레인, 에단 호크, 패트리샤 아케이트, 로렐라이 링클레이터, 엘리야 스미스
정보
드라마 | 미국 | 165 분 | 2014-10-23
글쓴이 평점  


보이후드를 봤다. 평이 하도 좋기에 무슨 영화일까 궁금했는데, 예상보다 - 조금 지루하고 - 너무 좋은 영화였다. 

인생은 작은 사건들이 모여 이루어진다. 어떤 사건 하나가 전체를 지배할 수 없고, 상황 속에 있을 땐 어떤 관련이 있는지 모를 그런 일들도 '전체' 가 되어버린 미래에서 봤을 땐 모두 짜임새있게 짜여지며- 턱을 넘을때마다 느끼던 두려움과 불안감도 경험해 본 사람은 '별거 아니다' 라며 알 수는 있지만, 아무리 신뢰할 수 있는 사람이 '그렇다' 라고 말을 해주어도 당사자에겐 세상과도 같은 큰 일처럼 느껴지는 그런거.

미래는 경험해보지 않아 늘 불안하고 어지럽다고 느끼는건 사실 누구에게나 똑같다. 중학생이 되어보지 못한 초등학생이 느끼는 감정이나, 아직 아이를 낳아보지 못한 임산부가 느끼는 감정이나 혹은 언제 죽을지 모르는 사람이 죽음을 기다리며 느끼는 감정과 크게 다르지 않을거라 믿는다. 다만 이미 그 감정들을 느껴봤음으로 인해, '그건 별게 아니다' 라며, 위로되어주지 못할 위로를 건넬 수 있는것이다. 허공으로 뿌려진 것 같은 '그건 별게 아니다' 는 위로는, 그 일로 단단해진 다음- 그 위로가 들려지는 것이다.

그런 산들을 하나하나 넘어가며- 지금의 내가 되었음을 잊지말자. 별거 아닌 것 같은 순간에도 나는 단단해지며 내 앞에 놓인 허다한 문제들을 이제껏 넘어왔던 문제였던 것 처럼, '그건 별게 아니었다' 며 먼훗날 내 아이에게, 또 그 아이의 아이에게 위로해줄 수 있는 삶이면 꽤 멋질지도 모른다.



영화에서 이 음악이 나올 때 탄성이 나왔더랬다. 오페라나 오케스트라 공연이었으면 정말 오래도록 기립박수를 쳤을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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