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인터스텔라 (Interstellar, 2014)

comodisimo 2014. 11. 7. 01:29

인터스텔라- 를 봤다. 기대가 많았던만큼 실망도 없었던건 아니지만, 그것보다 놀라움과 경이로움이 더 컸다. 



일단 킹콩 이후로부터는 러닝타임이 긴 영화는 선호하지 않는편인데 인터스텔라 역시 세시간 가까이 되는 영화로 허리도 아프고 중간즈음엔 집중력이 좀 흐트러졌지만 - 뭐 이건 제 잘못입니다만. - 긴 러닝타임에도 불구하고 꽤 짜임새가 있어 설득당한 기분. 


그리고 나처럼 과학무식자가 보기엔 '음 그래?' 하고 그냥 넘겨보자니 아쉬운 부분이 한두가지가 아니다. 일단 과학에 대한 이야기인만큼 관련 지식이 있는 분들이 보면 어떤 기분일까, 싶었다. 복잡해보이는 화면이 언뜻 이해가 되지 않기도 했지만 뭐 그러려니- 하고 봤다.


역시 사람을 움직이게, 가슴뛰게, 달려가게 하는것은 분명한 방향과 목적인데 그 방향과 목적의 중심은 역시 무엇에 대한 '사랑' 이다. 무엇에 대한 어떤 사람의 사랑도 모두 소중하지만, 영화를 보며 새삼 느꼈던 사랑은 부모가 자식을 사랑하는 것과 그만큼 자식이 부모를 사랑하는 사랑이었다. 아직 부모가 되어보질 않아 두가지의 사랑에 대해 온전하게 알지는 못하지만 늘 부모님께서 주시는 맹목적인 사랑이, 내가 부모님을 사랑해서 표현하고 마음에 간직하는 것 보다 더 크고 위대하다고 생각했었는데 영화에선 그 새로운 유형을 발견하게 된 것 같아 기분이 이상했다. 


역시 극장에서 내리기전에 아이맥스로 한번 더 볼까 싶었다. 아이맥스로 보세요. 여러분. 진짜 그 장면을 아이맥스로 봤다면 더 좋았을텐데, 급히 보느랴 - 그래도 꽤 큰 상영관의 스크린에서 봤음에도 - 아쉬웠다.


때로는 '무음' 이 가끔 더 많은 이야기를 들려준다고 믿는다. 그래비티도 그렇고 이것도 그렇고 난 그런 장면에서 오히려 더 깊게 황홀함을 느끼는 것 같다. 끝없이 광활한, 지탱할게 없는, 정적. 황홀보단 두려움이라고 해도 나쁘지 않겠네.


하나 더 덧붙이자면, 딸 역할로 나왔던 맥켄지 포이 참 예쁩니다. 앤 해서웨이랑도 닮은 듯. 아마 전 앤 해서웨이를 좋아하나봅니다. 아 너무 이쁨.



'영화' 카테고리의 다른 글

위플래쉬 (Whiplash, 2015)  (0) 2015.03.31
보이후드 (Boyhood, 2014)  (0) 2014.11.12
보고싶은 영화 세편  (0) 2014.11.04
최근 본 영화_  (0) 2014.09.09
그래비티 (Gravity, 2013)  (0) 2014.08.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