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기

140423. 수고했어 사랑_

comodisimo 2014. 4. 23. 23:01

 

엄마는 선인장 꽃을 좋아하신다.

그래서 종종 선인장을 심으시고 기르시는데

가장 작은 선인장 덩어리에서 예쁜 꽃이 피었다.

 

가시가 있는 식물의 꽃들이 내 눈엔 더 예쁘다.

선인장이 그렇고, 장미 또한 그렇다.

 

 

엄마가 꽃을 좋아하는줄은 최근에야 알았다.

엄마도 사느랴 바쁘고 정신 없었던거지.

 

사실- 할아버지가 키우셨더랬다.

투박한 손으로 물도 주시고 자리도 옮겨주시고.

살아계실땐 늘 그렇게 밉게만 보이던 할아버지였는데-

요즘은 가끔씩 할아버지한테 물어보고 싶은게 있다.

시덥지 않은 소리 하지 말라고 대답도 잘 안해주셨겠지만.

너무 그립다.

 

 

퇴근시간즈음 종각-

친구 만나려고 나선 길이었다.

잠시 쉬고있는 나에게 친구는

'내가 만약 너라면 지금-' 이란 화두를 많이 던진다.

살도 빼고 싶고, 영어 공부도 좀 더 하고,

여행도 가고 뭐 등등.

 

아무리 친한 친구라도 나를 다 이해할 수 없지만,

그렇다고 느낄땐 좀 슬퍼지는건 사실이다.

 

조금 (鳥金) 이란 식당엘 들렀다.

 


큰지도보기

조금 / -

주소
서울 종로구 관훈동 123-4번지
전화
02-725-8400
설명
-

 

일식 돌솥밥 전문점이었고, 양송이와 해물을 시켰다.

점심을 안먹은 친구는 상이라도 뜯어먹을 기세로 한참을 먹더니 '비리다' 라고 했고

별로 배고프지 않았던 나는 처음 버섯을 입에 넣자마자 비릿했다.

 

비릿한것도 맛의 일부일 수 있을까.

단맛, 짠맛, 뭐 그런것처럼.

 

 

 

 

작년 광화문 야간개장에 왔던 기억이 났다.

노란 블라우스에 검은 바지를 입고 코랄색 어센틱을 신었더랬다.

스타벅스 긴 줄을 뚫고 샌드위치와 음료수를 사들고는

누군가를 '한참이나' 기다리면서 즐거웠더랬다.

 

사람과 만나고- 헤어지고 나면 흔적이 남는다.

이렇게 그 밤의 설레던 기억이 나는 것 처럼.

 

 

 

이 노래 알고 있었는데-

오늘 카페에서 듣다 노트에 가사를 써봤다.

 

수고했어 사랑, 고생했지 나의 사랑

우리 이별을 고민했던 밤.

서로를 위한 이별이라고 사랑했단 너의 말 믿을께.

 

그럴 수 밖에 없는 사람의 마음을 헤아려주려는

그 마음에 가슴이 찡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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