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기

140714. 2주째_

comodisimo 2014. 7. 14. 22:03

1.

다리 다친지 벌써 보름이 지났고-

뼈에 금이 갔으며 후방십자인대가 뒤로 5mm 밀렸다고 한다.

뼈가 부러지지 않았으면 인대가 더 심하게 다쳤을거라고

그나마 불행 중 다행이라 하셨다.

이게 다행인건지 나는 잘 모르겠다.


후방십자인대라니- 

그게 대체 다리 어디에 있던건데 이제서야 정체를 드러낸거야.


퉁퉁 부은 무릎에서 주사로 물을 어마어마하게 빼냈고

반깁스 하던건 통깁스로 바꿨다.

이렇게 일단 한달을 해야 한다고 했고-

경과가 좋지 않으면 수술을 해야할지도 모른다고 했다.


2.

한여름에 다리에 이런 보호장비를 두르고 있으려니

덥기도 덥지만 간지럽기가 이루 말 할 수 없다.

평소 피부가 예민해 파스도 못 붙이는데-

떼지도 못하는 이런 뚱뚱하고 딱딱한걸 해놓는 바람에 미칠지경.

그러니까 차라리 허벅지가 가렵거나 발바닥이 가렵다면 괜찮은데

발목이나 종아리가 가려우면 방법이 없다.


누가 이거 해결책이 있다면 정말 노벨상 줘야함.


3.

다친건 무릎인데 온 몸이 아프다.


걷는건 한결 편해졌지만 깁스가 무거워

자고 일어나면 특히 골반이랑 허리가 많이 아프다.


다치고는 내내 집에만 있고 움직이질 않아 불편한거 모르지만

가끔 병원에 가서 이리저리 검사한다고 돌아다니면

다음날은 어깨며 등이며 목 팔 허리까지 저릿저릿하다.


4.

뭐든 적응하기 나름, 이라고 생각했었는데-

엄마가 이건 적응의 문제가 아니라 인내의 문제라 하셨다.


절망적이다. 

인내라는건 끝내 익숙해질 수 없는 고통을 

끌어안아야만 하는 고집스러운 느낌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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