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기

갑자기_

comodisimo 2016. 10. 18. 22:58

친구에게 오랜만에 전화를 걸었더니 쓰는번호 둘 다 고객님의 요청으로 사용이 중지됐다고 했다. 그 친구가 힘들어하는 일이 있어 사실- 글렌굴드 의 바흐 앨범을 같이 듣자고(?) 하려고 연락했었던 거였다. 전화를 걸고 카톡을 보내도 연락이 없자 당황했다. 다른 친구에게 소식을 알아내 결국 연락이 닿았다. 잠시 긴 여행을 떠난 것 뿐이라고 했고 두개 번호가 다 정지된 줄 몰랐다고 했다. 얘기하려다가 출국 전 병원신세를 지느랴 정신없어 그냥 가버렸다고.


연락이 안되는 동안 내가 이 친구에 대해 알고 있는것이 휴대전화 번호 밖에 없다는게 (사실 집도 다 알지만-) 후회스러웠다. 그래서 친한 친구들에게 연락을 넣어 주변에 가장 가까운 사람의 전화번호를 한개씩 남기라고 부탁했다. 그리고 온 번호들은 엄마나 결혼 할 분의 연락처.


아주 잠깐, 그러지 않을걸 알고 있지만, 혹시 그랬을까. 하는 생각이 미치자 마음이 조급해졌다. 내가 그만큼 그 친구를 아낀다는걸 오늘 새삼 느껴졌다.


그것도 그거지만, 내가 그렇게 소중하게 생각하는 사람에게서 불현듯, 그렇게 연락이 되지 않을- 먼 사람이 된다는걸 이제는 받아들이기 싫은 일이 되었는지도 모른다. 그렇게 아무렇지 않게 멀리- 떠나는거. 그래서 마음 주는게 싫은건지도 모르고.


그리고 글렌굴드의 음악을 같이 들었다. 마음이 평안해지는 것 같은 바흐의 곡들을 들었다. 그리고 씨디를 주문했다. 또 다른- 나보다 훨씬 어른이지만 같이 듣고 싶은 분께 선물해야겠다.


그러니까.. 평소에 잘 해야지. 내가 사랑한다고 해서 내 곁에 남아주지 않으니까. 그렇다고 마음을 주지 않을수도 없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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