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기

130128. 또_

comodisimo 2013. 1. 28. 13: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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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내 괜찮다가 한번씩 훅 무너질 때가 있다.

그럴 수 있다고 인정하면서도

괴로운건 뇌가 아니고 마음이라 어쩔 수 없이 무너진다.

 

이럴수록 분명히 분별해야한다.

그런데 이 기분은 마치 밥 안 먹겠다고 떼쓰는 두살 애기한테

영양의 중요성과 칼로리에 대한 연설을 하는것과 다를바없다.

어차피 애기는 그거 관심고-

그냥 밥 먹기 싫고 간식 먹고싶을 뿐.

밥 먹지 않아서 생길 문제들엔 관심이 없다는거지.

아니그렇소?

 

 

-

가만보니 취향이란건 없는지도 모르겠다.

내가 누군가를 사랑하면

그 사람이 사랑하는 모든걸 공유하고 싶어질 뿐.

그게 바로 취향이 되는거 아니겠나.

 

평생 커피 모르던 남자가 커피집 알바생 사랑하게 되면

꼰빠냐라도 원샷 가능한거 아니겠나.

음악가를 사랑하면 그 사람 듣는 음악을 공유하고 싶고

운동선수 사랑하면 경기에 관심이 가겠지.

 

그러니 이전에 나를 사랑했던 사람이라도

이제 다른 사람을 사랑하는 사람은

더이상 내가 알던 사람과 같은 사람일 수 없다.

나와는 다른것에 열광하고 몰두해가는거지.

 

점점 더 멀어져간다.

 

 

-

그래도 헛된 시간들은 없다.

달달한 추억을 쓰디쓴 추억이 모두 덮어 아프고 힘들어도

분명 앞으로 살아갈 날들에 많은 양분이 되어주리라 믿는다.

 

사랑에 실패한게 대수인가, 뭐-

그걸 실패라고 말할 수 있는건가 뭐-

 

 

-

다시 월요일_

 

거짓말처럼 난 또 괜찮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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