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가까스로 무언가를 꼭 쥐고 있었는데
오늘은 그 꼭 잡은 풍선 어딘가 바람이 나서
조금씩 조금씩 바람이 빠져나가는 기분이 든다.
한꺼번에 '펑' 하고 터져버리진 않았지만
이유도 모르고 조금씩 풀려버려서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 밖에 없다.
2.
커피를 세잔이나 가득 마신 이유일까.
몸이 힘들 때 진한 커피를 많이 마시면
아무래도 몸이 조금 힘들다는 기분이 든다.
심장이 두근거린다던지,
몸이 몸살난 것 처럼 떨린다던지.
오늘은 정말 컨디션 좋지도 않았는데
커피 세잔에 잠도 제대로 못잔 컨디션에
가뜩이나 예민한 목이 또 아프다.
3.
지하철 역에 내려 집으로 오는 길에
빠리바게트가 하나 있는데
케익 진열대가 인도 쪽으로 되어 있어서
오며가며 그 케익들을 자꾸 보게 된다.
조그맣고 동그란 컵케익 같은-
하얀 생크림 위에 딸기가 있는 그 케익을 보고는
저걸 먹으면 기분이 좋아질 것 같다는
그런 생각이 언제부터인가 들었던 것 같다.
언제 기분 좋지 않은 날 먹어야지. 했는데
오늘 두개나 사왔다.
생크림케익은 좋아하지 않아서인지
느끼해서 먹다가 질려버렸지만-
뭔가를 가지고 싶을 때, 혹은 먹고 싶을 때.
그 순간 그걸 해버리는 것 보다
어떤 이유를 달아두고 그 이유가 충족되었을 때 한다면
스스로 큰 위로가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요리를 해야지.
머리맡에 있는 책들 중 한권을 다 읽어버려야지.
밝은 음악을 들어야지.
친구를 만나야지.
그리고 힘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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