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기

131018, 가을이냐_

comodisimo 2013. 10. 18. 00:23



엄마, 왜 내 아침밥이 바나나로 바뀐거야?

나 요새 살 쪄서 그래?


그 친구가 그랬다. 바나나가 우울증에 도움이 된다고.

중국 처음가서 내 주식이 바나나였었다.

바나나, 토마토를 사이다에 갈아마셨었다. 진득- 하게 갈아서.

우울증엔 도움이 되지 않았다.

역시 도움이 되지는 않는다.


아무튼 트렌치코트의 계절.

길에서 만난 모든 사람들이 다 트렌치코트만 입는 것 같다.

물론 그렇지는 않지만.


올 초에 오빠가 생일선물로 사준 빈폴 트렌치코트.

사이즈 미스로 약간 오버사이즈로 입게 됐다. 아쉽지만-

그래도 내가 딱 원하던 기장과 스타일의 트렌치코트라

잘 관리해서 오래오래 입어야지.



비 오던 날, 마틴씨가 신발장에서 날 기다렸을텐데

아무생각없이 또 코르테즈를 신고 나갔다.


주말에 쇼핑할 시간이 된다면-

좀 빳빳하고 칼라가 예쁜 하얀 셔츠도 하나 사고

파- 란색 니트도 하나 사고 검정색 치마도 하나 사고싶다.


갑자기 추워지니까 나같은 옷치(?)는 

뭐 입어야할지 도무지 모르겠음.



안산에 어느 교회에 잠깐 갔다가 무지개 봤음.

무지개라니. 무지개라니!


스물한살무렵, 나에게 무지개는 어떤 암시와도 같았다.

용서의 의미랄까, 뭐 약속의 의미랄까.

유난히 그 해 무지개를 보는 날이 많았었는데

지금은 기억이 나질 않지만 암튼 그건 어떤 암시였다.

그래서 무지개를 보고 나면-

아 나에게 있던 그 일을 하나님이 용서해주시는구나, 하고 생각했었다.


성경에도 나와요.

창세기에 노아의 홍수가 끝나고-

하나님께서 더이상 물로 심판하지 않으시겠다는.




출근길, 9호선-

오와 이거 뭐지? 사람이 없어!



지난번 출장가기 전 샀던 슬랙스가 그래도 꽤 편하다.

근데 내 다리가 긴건지 바지가 짧게 나온건지

발목까지는 와줬으면 좋겠는데 살- 짝 한마디정도 더 짧은 느낌.

그것도 감지덕지하고 입는 중.


저 자켓 입고다닐 수 있는 날씨가 제일 좋은데

정말 갑자기 너무 추워져버려서 너무 아쉬운게 많다.


일단 가죽자켓은 한번도 못입어봤음. 청자켓도.

이러다 코트 꺼낸다고 하는거 아닌가 모르겠네.



일주일의 끝은 손톱정리.


손톱이 자라서 하얗게 나오기 시작하면 몸둘바를 모르겠다.

바짝바짝 잘라놔야 여러모로 편해서

 - 피아노 치던 습관이랄까.

틈날때마다 손톱을 자르는데 우리엄마는 그걸 참 싫어하신다.


암튼 벌써 일주일이 지나가고 벌써 목요일이네-


날씨가 갑자기 추워지고 해서 몸둘바를 모르겠지만,

단풍이 본격적으로 들고 조금 더 쌀쌀해지면

경주에 가서 단풍을 보고 싶다.

왜 하필 경주냐고 물어본다면 딱히 할 말은 없지만

그냥 가을은 그런 느낌이 잘 어울리는 계절이다.

경주나 교토 같은 그런 느낌.

- 교토는 가보지 않았지만 그래도 그런 느낌.


시간이 정 없으면 창경궁이라도.

선희처럼 가서 앉아있어야겠네.





사실 알고 있었던 것 같다. 본능은-

그래서 늘 불안하고 초조했었을지도 모른다.

그래서 그런 그 노래를 그렇게 불러댔고

매번 그런 불안한 마음을 가지고 있었던 것 같다.

한 여름에 꿨던 뜨거운 꿈 같은거- 라고 생각해버리기로 한다.

너무 생생하고 좋아서 꺠기 싫었는데

계속 잠만 잘 수 없으니 어쩔 수 없이 깨어버린 꿈 같은거.

다시 잠들고자 노력했으나 그리 되지 않은 꿈.

기억하고 싶은 꿈은 또 금방 잊혀지기 쉬우니 그렇게 되겠지.

뜨거웠던 꿈이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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