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TOKYO!

comodisimo 2016. 3. 21. 14:06

작년 여름에 특가로 사뒀던 티켓으로 도쿄에 다녀왔다. 어려서 어떻게 온천하러 일본에 가보긴 했지만 도쿄는 처음이었다. 가까워서 자주들 가던데.

매번 중국만 가다가 오랜만에 말 안통하는 나라에 간다는 설레임 같은것도 있었다. 이상하게도.




첫날 시부야에 갔다가 다이칸야마- 라는 곳까지 걸어갔었는데 가다보니 이런 집이 있었다. 식초랑 술이랑 수제로 만들어서 원하는 용기에 원하는 만큼 담아주는 것 같았다. 식초들이 참 맛있었는데 포도식초가 상큼한게 맛있어서 좀 사왔다. 드레싱을 만들어도 맛있을거라고 했고 그냥 마시거나 물에 홍초처럼 넣어 마셔도 맛있다고 했다. 포장을 끝내고 매장을 둘러보다보니 술이 너무 맛있었다. 다음이 혹시 있다면 다음번엔 술을 좀 담아오고 싶다. 특히 저 커피맛 나는 술 참 맛있지 말입니다.



요새들어 좋은향기에 대한 집착(?) 이 있어서 르라보- 를 갔다. 좀 독특하고 처음 맡아보는 향도 있었지만 다른것보다 도쿄에서만 기간 한정으로 살 수 있다는 제품으로 샀다. GAIAC10.

네이밍을 해준다고 하기에 며칠 전, 성경을 읽다 엄마랑 한참 토론을 했던 빌립보서 4장 말씀 중 일부와 내 이름을 일본어로 썼다. 카타카나 외우는게 힘들어 일본어 공부를 포기했던게 새삼 생각나네. 문구를 줄이고 줄이다가 결국 'Celebrate God' 이 되어버렸다. 아쉽지만 어쨌든 어떤 의미였는지 나는 아니까.





샘플도 받아서 여행 내내 바르고 다녔는데 익숙한듯 낯선 향이었다. 비누향처럼 부드러운 것 같으면서도 톡 쏘는 것 같고. ROSE31은 사람들이 많이 찾는 향이라고 했다. 하긴 저것도 엄청 좋더라. 아껴두고 좋은 날 써야지.




처음이지만 낯선 느낌은 아니었다. 오히려 자주 가던 중국보다도 더 익숙한 느낌이었달까. 다만 대중교통이 (내가 일본어를 못해서 그럴지도 모르고) 좀 불편했다. 그런데 지하철 노선으로 놓고 보면 도쿄 규모가 서울보다 작은게 아닌가 싶을정도로 움직이는 구간이 길지가 않아서 좋았다. 일일히 출구를 왔다갔다 하는 거리는 좀 대단했지만.



일본이 또 러쉬가 싸다면서요? 그래서 팩이랑 오로마워터를 일단 하나씩 사고- 다른걸 보니까 팩 빼고 다른것들은 한국이나 가격차이가 별로 없어서 한국에 없는 제품으로 샀는데, TOOTHY TABS라고 입에 넣고 깨물어서 양치하는 치약- 같은게 나왔더라?



일단 향은 라임이 제일 좋았고, DIRTY도 있었다. 한국 홈페이지엔 아직 안 올라온 것 같고- 신기해서 써봤는데 그냥 신기하다. 정도.




봄의 일본은 '벚꽃이 피기를 일년 내내 기다렸다!' 라는 느낌이 동네 곳곳에서 느껴졌다. 아직 꽃이 다 피진 않았지만 벚꽃으로 만든 초콜렛이나 소품들이 많았다. 아사히에서 벚꽃맥주가 나왔다는데 못마시고 온게 좀 아쉽다. 벚꽃향이 조금 난다고 하던데. 호로요이 복숭아만 마시고 왔다. 다음주나 그 다음주면 꽃이 흐드러지게 필 것 같다. 공원에서 행사들을 많이하던데 여유가 있다면 그런것들을 둘러보는 여행도 참 좋았을텐데.



오모테산도에서 작년 여름부터 눈에 밟히던 버켄스탁 아리조나 에바를 샀다. 한국이랑 가격 차이는 별로 안나는데 어차피 바꿔온 돈은 써야하니까. 밀라노도 에바가 있었으면 좋았을텐데. 그런데 무엇보다도 알바생이 너무 귀엽게 생겨서 자꾸 말을 걸고 싶었다.

미안해 누나가 주책맞게도 꽃미남을 좋아해서.

그리고 갭 세일을 어마어마하게 하고 있길래 좀 털어왔다. 태어날 쌍둥이 조카들 옷이랑. 빨리 나와라. 고모 시집가서 임신하면 짤 없을거...긴한데 좀 시간 걸리겠지?



걷다가 내 뒷꿈치가 이러다가 나를 떠나겠구나, 싶을정도로 아파서 커피마시러 갔었다. 단 커피는 마시지 않지만 기운이 하도 딸려 차에 넣어 마시라고 준 각설탕을 먹었다. 카페 분위기가 신기하더라. 근데 내가 못찾은건지 생각보다 카페가 적어서 당황했음. 한국은 주변에도 흔하게 보이는게 카페인데 오모테산도 골목안에서는 좀 찾기 어려웠다.


아, 일본애들 화장하는거 보니까 양쪽 볼- 광대뼈 위를 노랗게, 빨갛게 했던데 귀엽드라. 그것도. 숙취화장이라나. 20대 뿐만 아니라 50대로 보이는 아주머니들도 양 볼을 그렇게 하시는거 귀엽더라ㅋㅋㅋㅋㅋㅋ



오다이바- 도 갔다왔다. 돌다가 나이키 매장에 조던5 파이어레드- 가 있길래 사이즈 있냐고 했더니 '있다' 고 해서 막 설레여했는데 결국 250부터 있었어... 발이 좀 더 컸으면 행복했을까? 그렇게 쉽게 구할 수 있을거라 생각하지 않았더래서 포기도 빠르긴뭐가 빨라. 한참을 죽치고 앉아 칭얼대다 나왔다.




건담이 움직인다길래 '오오' 했더니 머리만 도리도리 하던데?



태어나지도 않은, 성별도 모르는 조카들 잠옷까지 사오는 극성고모. 일본풍 여름잠옷을 사오라고 귀에 딱지가 앉도록 오빠가 하도 하길래 애기들 잠옷도 사왔다. 남자건 여자건 누가 입어도 예쁠 것 같아. 토이저러스가 참 좋더라. 내가 사이즈 때문에 골치아파서 지나가던 애기 등에 몰래 한번 가져가봤더니 그 아이 어머니가 몇살이고 몇 사이즈 입는다고 친절하게 말씀해주셨다.

근데 미안해요. 나 일본어 못알아들어서 ㅠㅠㅠ



그리고 요건 내 우디!!! 큰 인형을 사고 싶었는데 토이스토리 시즌이 끝나서 안파는건지 믿었던 디즈니샵에서도 우디를 살 수 없었다. 그렇지만! 토이저러스에 있던 우디를 집어왔다. 한국에선 안파는 모델이네. (물론 내가 사려던건 아니지만) 그래도 우디를 드디어ㅠㅠㅠ

생각보다 디테일이 좋다. 발바닥엔 내가 이름 써줘야겠다. 침대 옆에 놓았다. 내가 없을 때 혼자 놀아야 할텐데 다른 인형이 없어서 어쩌니.



네 아무튼 죽을 뻔 했어요. 첫날은 삼만삼천보- 이상 걸었고 둘째날은 이만육천, 마지막날은 만이천. 발 편한거 신는다고 신었는데도 나중엔 보도블럭의 요철이 몸으로 다 느껴질만큼 너무너무너무너무 힘들었다. 어려서는 돈이 없어서 여행가기 어렵고, 나이를 조금 먹으니 돈은 괜찮은데 몸이 힘들어서 가기가 어렵고.

만약에 또 가라고 한다면 갈 수 있을까? 생각해봤을 때- 이런식으로는 못하겠구나 싶었다. 그렇게 매력이 느껴지지도 않았을뿐더러 서울의 다른 모양처럼 느껴져서, 여긴 서울에 어디- 와 비슷하다, 는 느낌만 수차례 받았을 뿐.

그리고 길 찾기가 생각보다 더 어려워서 많이 헤맸다. 구글맵도, 애플맵도 다 검색해도 뭐 이렇게 어렵습니까? 뭐- 그건 내가 방향치니까 어쩔 수 없다지만.


나는 지금의 내가 참 좋지만 여행할 때 만큼은 열살만 더 어렸으면, 했다. 열살만.

'여행' 카테고리의 다른 글

170313_부산  (0) 2017.03.13
안면도_  (0) 2015.10.15
2015년 봤던 전시회들-  (0) 2015.09.18
150707_늦게쓰는 제주여행  (0) 2015.07.07
제주도 여행  (0) 2015.04.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