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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0312.

건강검진을 했다. 스트레스 검사부터 했는데 정상이라고 했다. 도대체 얼마나 스트레스를 받아야 비정상이 나오는지는 모르겠지만 한편으론 좀 섭섭했다. 기계가 뭘 알겠냐. 너는 날 이해해주고 알아줄거라고 생각한 나에게 웃음이 났다. 기계가 그러게 뭘 안다고. 암튼 건강하단다. 엄마가 너무 걱정하길래 하긴 했지만 건강하다고 하니 안심이다. 몸이 참 둔한건지 정신이 참 예민한건진 몰라도 둘 사이의 거리가 참 멀게 느껴진다. 이석원씨의 새로나온 산문을 다 읽었다. 산문이라길래 그런가보다 하고 읽었지만 소설이 아닐까 싶기도 했다. 스토리도 흥미로웠지만 중간중간 읽혀지는 문장들이 참 마음에 들었다. ​​​ ​​ 열을 내고 화를 내다가 문득- 나도 누군가에겐 이런 또라이였을까? 에 대한 생각을 하지 않을수가 없다. 난 ..

일기 2016.03.12

[조원선] 영원속에

영원한 건 없다고 입버릇처럼 넌 말했었지 멀어지는 기억을 잡아두려 애쓰지 말라고 내가 사는 이 곳엔 너의 흔적이 너무 많아서 미안해 아직도 난 너를 보내지 못했어아직도 난 그 끝이 보이지 않는 영원속에 있어 그 때도 이만큼 난 너를 생각했을까? 손 내밀면 닿는 곳에 함께 있었는데 이제서 뭘 후회하는지 아니 너의 탓은 아니야 그건 너의 탓이 아냐 열 번을 들으면 열 번 다 무너지게 하는 노래가 있다. 아무것도 기억나지 않더라도 뭐라도 기억나게 하는 그런 노래. 이 노래는 누가 부르던지 한번 듣기 시작하면 열번은 돌려서 듣고, 또 듣고, 또 들어야 하는 그런 노래.

음악 2016.03.10

160307.

한예슬 나오는 드라마를 잠시 보다가 장미희가 진운을 좋아하는게 들키는(?) 장면이 나왔다. 진운은 피했고 장미희는 부끄럽고 미안해했다. 사랑에 나이가 어디있느냐 하지만- 있다. 나부터도 공감했으니까. 나이가 먹으면 누군가를 사랑하게 되는 일에 미안함을 느끼게 될까- 하는 생각이 종일 머리를 떠나지 않는다. 나에게도 누군가를 사랑하는데에 미안했던 기억이 있었던가. 그랬던 것 같기도 하고. ​ 바디로션들을 좀 샀다. 익숙한 향들은 아니지만 그래서 기분이 좋다. 방향제로 쓸 비누도 열어서 침대 맡에 두었다. 좋은 향을 맡고 있으면 좋은 사람(?)이 된 것 같기도 하다. 그리고 더하자면- 아부지 로션이나 스킨도 잘 챙겨드려야겠다. 아저씨들이 목욕탕 스킨 쓰는거 진짜 머리아파요. 가끔 숨도 쉬기 싫어지고 막. 아..

일기 2016.03.07

160302. 오랜만에 광저우

건강검진을 신청해두고 문진을 작성하는데 수면에 대한 질문이 나왔다. 그러고보면 스트레스 받는다고 여기저기 문제는 있지만 정작 잠은 잘 자는 것 같다. 누우면 십여분 안에 잠이 들고 깨거나 하는 일도 거의 없고. 어렸을 땐 불면증이라고 수학 문제까지 풀었던 적도 있었는데. 오랜만에 광저우에 와서 박람회도 두개나 둘러보고 지난번에 가보지 않았던 곳들도 알게되어 구경도 했다. 친구네 집에 있으면서 이모네- 쯤 온 기분이라 마음도 편안했고. 잘 살고 있는 것 같아서 안심이 된다. 첫날은 박람회 일정 끝나고 샤오미 매장엘 가서 블루투스 스피커랑 손전등? 을 샀다. 블루투스 스피커 음질이 생각보다 마음에 든다. 키면 휴대폰 상단에 배터리 잔량이 표시되고 소리도 빵빵하고 아주 마음에 든다. 원래는 등을 사려고 했었는..

일기 2016.03.03

160225.

보고 한참 웃었던 잭블랙 나온 무도를 두고두고 우울한 날 돌려봐야지 싶어 휴대폰에 저장해뒀는데 두어번 보니 처음처럼 재밌진 않았다. 두고두고 봐도 질리지 않는게 있긴 있을까. 스탠릭 큐브릭 전시회를 다녀와서 그의 영화 두편을 찾아봤다. 음악이나 배우들의 노출이 나에겐 좀 과하게 느껴져 조금 불편했다. 전시회는 참 맘에 들었는데. 다음주 출장일정을 잡아두고 신경도 안쓰고 있다가 낮에 확인해보니 일정이 꼬였다. 이번주에 갔어야 했는데... 그래도 일단 가긴 가는데 괜히 가서 고생하는건 아닌가 싶고. 환율이 말이 안되서 면세찬스도 기쁘지가 않다. 그러고보니 오랜만이네. 온도가 벌써 20도 가까워지던데. 오홍. 봄 자켓 입고가야지. 오늘도 기분이 애매해진 채로 퇴근하면서 내가 왜 이러나. 하고 생각하다보니 스스..

일기 2016.02.25

160217.

일기를 안쓴다는건 다른 의미로 - 별 일 없이 잘 살고 있다는 나름의 징조. 그래도 가끔씩 뭐라도 쓰려고 한다. 몇 번, 조금 섬뜩한 꿈들을 꾸었다. 기억에 남는 꿈은 꼭 누군가와 이야기 하는 편인데 이건 겁이나서 누구에게도 말 할 수 없는 그런 꿈이었다. 그런 꿈은 신경쓰지 않는걸로. 신경은 쓰이지만. 방문 검색어를 들여다보면 가끔 조금 불편한 느낌이 든다. 그래서 여기도 머지 않았구나- 고 생각했다. 블로그도 사람의 손으로 하는 곳이라 글이 닿지 않는 블로그는 거미줄이 쳐진 흉가처럼 그렇게 흉물스럽게 변한다. 여기를 그렇게 버려두자니 마음이 편치 않다. 어떻게 해야 할까. 시집을 한 권 빌렸다. ​ 한 달에 한 권은 읽자고 다짐했던 일 월의 다짐들이 무색하다. 뭔가 깨닫고 생각하게 만드는 비소설 분야..

일기 2016.02.18

설날연휴를...

오랜만의 긴 연휴가 끝났다. 어렸을 땐 방학 없는 어른들의 삶이 잘 상상이 되지 않았었는데 그냥 이런거지 뭐. 짧으니까 더 짜릿해. 할 일이 쌓이지만 해결하긴 싫고 놀고싶지만 쉬고싶고 쉬고있지만 놀고싶은. 벼르고 벼르던 머리를 했다. 오랜만에 단발에 펌을 했다. 다행히 삼각김밥이 되진 않았음. 꽤 오래 긴 머리라 목 뒤에 머리카락을 넘기는 습관이 있었는데 이젠 뭐 훅. 아주 가볍다. 봄이 내 머리카락에 제일 먼저 왔다. 정말 봄이 왔다. 오늘 낮엔 반팔에 아우터만 입었는데도 딱히 춥지 않았다. 물론 따뜻한 아우터지만. 블라우스도 하나 샀다. 소매가 너풀거리는 아주 여성스러운 스타일인데 그럴 기회가 있다면 매력발산 해야 할 때 좀 입어볼라고요. 오 그리고 팩도 샀음. 로지칙스라고 러쉬에서 새로 나왔다는 팩..

일기 2016.02.10

[정준일] PLASTIC

밖에를 좀 나가보려고 했는데 오 이런 뭐가 너무 많아서 그날따라 차도 좀 많은 것 같고 자외선이 안 좋다고들 하는데 공기도 막 탁한것만 같고 오 이런, 뭐가 너무 많아서 I’m not gonna do anything 누가 날 제발 좀 멈춰줘 누가 날 제발 좀 멈춰줘 누가 날 제발 좀 멈춰줘 누가 날 제발 save me please save me please save me please I’m not a plastic I’m not a plastic I don‘t want to live anymore 대체 누가 날 구원할까 내가 죽고 난 다음에는 나의 눈앞에 나타나는 것이 있을지 아니면 까마득할지 날 위해 눈가가 적셔지는 누군가는 존재할지 외쳐도 돌아오는 건 침묵 보일 기미조차 없는 메아리 왜 아직도 내안에..

음악 2016.02.02

160201_아프지 말고

지난번 친구랑 양꼬치앤칭따오 먹다가 턱이 빠질 것 처럼 통증을 느끼고 치과가서 턱 아프다고 했더니 정말 듣도못한 무슨. 암튼 주요 원인은 스트레스로 이를 너무 앙- 다무는 습관과 틀어진 자세 때문에 턱관절에 무리가 오고 그래서 편두통이랑 멀미 증세랑 어깨 통증이랑 다 골고루 온거라며.... 암튼 이게 생기면서부터 요샌 지하철을 타도 멀미가 나고 엎드린 자세가 오래되어도 멀미가 온다. 두통도 두통인데 사실 두통보다 어지러움증이 더 심하다. 이제 서른둘인데 여든이나 아흔까지 건강하게 살려면 지금 이렇게 살아서는 안될 것 같은 부담이 생긴다. 스트레스를 줄이도록 노력하고 있다. 못하겠는건 못하겠다고 내려놓는 것도 필요하고 쉴 땐 좀 쉬고. 쓸데없는데 더 관심을 기울이고. 아무튼. 쉽지 않지만. ​​​​​​​무..

일기 2016.02.01

160124. 지키지 못하는 약속

요새 이상하게 나를 가장 잡아끄는 내 마음의 문구는 ​'어차피 다들 낯설고 처음이야' 인데 이게 꽤 마음의 안정을 찾는데 도움을 준다. 모두가 다 오늘을 살아가는건 처음일테고- 아무리 익숙해졌다 하더라도 오늘의 문제는 낯설고, 낯설어서 조금씩은 다들 서툴고 괴로울거라고. 그런 생각을 하면 나만 그런게 아니라는 안정감이 생기기도 하고 또 상대를 향한 동질감과 연민을 느끼게도 한다. 그러니 우리 모두에게 내일은 아무리 즐거운 일이 기다린다 하더라도 모두에게 조금씩은 스트레스가 아닐까. 사실 그렇게 마음을 먹어도 마음의 평화는 10분을 유지하는게 어렵죠. 내가 숨을 쉬고 생각을 하고 있고, 나를 힘들게 하는 너희들도 다 숨을 쉬고 생각을 하고 있으니. 우리는 가까이 좁혀질 수 없고 나는, 너는, 너의, 나의 ..

일기 2016.01.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