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현준 교수의 책을 읽고 있다. 그릇이 그릇으로서 쓰임이 생기는 것은 흙의 성질이 없어지고 그릇의 공간이 생겼기 때문이란다. 자기의 용도를 버리고 쓰임새와 하나가 되면 '쓰임' 이 가능한 물건이 될 수 있다고 했다. 비록 이 글은 도덕경이란 도가 사상에서 유래한 말이지만, 기독교 적으로 보자면, 내가 나의 고집과 의지로 살려 하는 마음을 내려놓으면, 하나님이 그 곳을 채우시고 살게 하신다는 것과 다르지 않다고 생각했다. 나의 죄인된 성질이 없어지고, 하나님이 쓰실 수 있는 그릇이 되기 때문이다. 내가 '나' 로 산다는건 어떤 의미일까.어렸을 때의 나는, 누구도 건드리지 못할만큼 예민한, 그야말로 '섬' 과 같은 사람이었을지도 모른다. 나는 나 이므로, 누구에게도 방해받고 싶어하지 않는. 그러므로 굳이 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