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기

121026. 크르렁_

comodisimo 2012. 10. 27. 01:17

1.

삶의 변화가 시작되려고 한다.

겁도 나지만 아직 잘 모르니까 걱정도 못하겠다.


어느 방향으로 가야하는지 매번 고민이 많았다.

오랜 시간이 걸리더라도 옳은길로만 가고 싶었는데

움직이지 않고 가만히 있으면

그게 옳은건지 옳지 못한건지 알 수가 없었다.

이 방향이 옳은건지 확신할 수는 없지만

길의 끝을 집중해서 보고 가야겠다.


이젠 연비를 고려해서 살아야 할 때.



2.

그것은 영원히 한결같을거란 막연한 믿음이 필요하다. 

난 늘 그런 믿음은 없는채로였다. 
내 마음도 믿어지질 않아서 누구의 마음도 믿어주질 못했다.

그렇게 되면 늘 불안하다.

누구의 마음에도 확신을 할 수 없다는 것.


끝끝내 확신할 수 없던 그것이 끝나고 나니

아무것도 믿어지지 않는 엉뚱한 상황이 생겼다.


믿음이 있는 사람이고 싶었다.

상대가 날 봤을때도 믿음직스럽고 싶었고

내가 누군가를 볼 때에도 잘 믿어주고 싶었고

인간관계뿐만 아니라 신앙에 있어서도

 - 사실 그게 가장 중요했고.


믿음 없는 사람이 되고보니

가슴이 뻥- 뚫린 사람처럼 휑하다.



3.

요샌 정말 좋지 않은 기운만 폴폴 풍긴다.


누가 조금만 거슬리는 얘기만해도 

성난 고양이처럼 어떻게 할퀼까, 그런다.

그렇다고 크게 한방으로 치지도 못하면서.


내가 이기적인건 잘 아는데

노력하고 있으니까 그만 좀 얘기해

내가 보기엔 너도 장난 아니거든-



4.

사실 기분이 별로일땐 이렇게 글을 남기는게 위험하다.

안좋은건 잊는게 현명하고 좋은건데

난 늘 이렇게 머릿속에서 정리가 안되서

정리를 하기 위해 이렇게 감정이 좋지 않은 날 일기를 쓴다.


다 털어놓지도 못할거면서도

그래도 너 밖에 없구나 싶어서 매번 찾는게 여기.


미안해, 자꾸 칭얼대서-

넌 도망도 못가는 사람이 아니어서 얼마나 다행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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