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기

121229. 아뿔싸_

comodisimo 2012. 12. 29. 23:06

1.

아는 동생의 결혼 소식까지 들었다.

 

초조해하지 말자고 다짐했으면서도

나도 모를 묘- 한 불안감이 느껴지는 듯 했다.

 

내가 초조한 이유가 결혼을 못할까봐, 같은 이유는 아니다.

정확하게 뭐라 콕 찝어서 얘기하긴 좀 그렇지만-

혼자 외롭지 않을 자신도 없으면서

누군가라도 사랑하려고 노력하지도 않고

지나간 시간에 자꾸 뒤돌아보고 있기 때문이다.

 

 

2.

누군가를 좋아하게 되었을 때-

그 사람의 어느 부분에 호감을 느끼게 되는걸까.

나에게 호감을 느꼈던 그 사람들은

지금 어느 누군가에게 호감을 느끼고 있을까.

난 여전히 그대로인데

그 사람들이 다시 나를 만나면 호감을 느끼게 될까?

 

이젠 별 생각을 다 하네.

 

겨울이 생각들을 자꾸 낳는다.

여름엔 덥다고 귀찮아서 아무것도 못했는데

겨울이 되고 밤이 길어지다 보니-

자꾸 이런- 저런 생각에 빠지게 된다.

 

그래서 이 주접이다.

 

 

3.

오늘 오빠랑 IFC몰 갔다왔다.

SPA 브랜드 싫어하는 오빠는 건성건성-

걷기 귀찮다며 빨리 갈 것을 요구했고

터들넥이랑 코듀로이 바지를 사고 싶었는데

결국 오늘도 쇼핑은 실패하고 영등포로.

 

또 조금 걷다가 결국 배고파져서 초밥 먹고 왔다.

분명 조금 먹었는데 둘이 8만원을 해치웠..

그런데 집에 오자마자 가족들이랑 또 아웃백을..

 

나 오늘 칼로리 대소집했음.

 

 

4.

앞머리도 잘랐지!

 

마치 꽃보다 남자 할 때 금잔디 스타일 앞머리라서

미용실에 가서 '이연희 앞머리 해주세요' 했는데

 

아뿔싸.

 

난 이연희가 아니었지, 참.

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참 이뻐 이연희...

 

 

5.

다 끝나버린걸 어떻게 알 수 있을까.

더 이상의 노력이 무의미하다는걸-

 

어쨌든, 나는 지금 알 수 없다.

포기가 빠르고 귀찮은건 하지 않는 내가

다 끝나버린 일이라 노력이 의미가 없는데도,

그렇다고 앞으로 확 치고 나갈 용기도 없으면서

그래도 아직은- 하고 있다.

 

난 이래서 한편으론 글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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