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기

130614. 지하철에서 쓰는 일기

comodisimo 2013. 6. 14. 22:29

1.
불금을 사무실에서 보냈다. 

좀 힘들긴 해도 요샌 내가 조금씩 늘어가는게 느껴져서 즐겁다. 

다만 그게 생활까지 이어지진 않고 

늘 일 하는데에서만 만족을 느낀다는건 문제다. 

집에가서 오만가지 짜증을 다 부리고 철퍼덕 누우면 

내가 왜 사나 싶은 이 현상은 늘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좋아지겠지. 그래도

2.
지난주 이맘땐 만나자는 얘기가 없는 니가 

그렇게 밉고 기다려지고 화가났었는데 

이번주엔 좀 덜하다. 

아무래도 주말에 다른 약속들이 잡혀있어서 그렇겠지만. 

근데 이번주도 못보고 다음주도 못보면 

뭐 이젠 끝이란 얘기로 되는건가 싶다. 

난 아직 그러긴 싫은데.

3.
내일 만나기로 한 사람은 꼼꼼한 사람인 것 같다. 

시간과 장소와 일정을 체계적으로 짜고 움직이려고 그런다. 

난 그렇지 못한 성격인데 이 사람은 어떨지 궁금하다. 

사실 기대는 별로 안된다. 이젠 누굴 만난다 그래도 

뭐 그냥 그러겠지. 사람이겠지. 그런거. 

소개팅도 엄청 싫었었는데 벌써 세번을 해보니 흥미진진하다.

근데 난 초반엔 괜찮은데 결론이 영 없다. 

인연이 아니라 그런거겠지. 

그래도 누군가에게 내 연애의 잘못된 점들을 샅샅이 지적받고 싶다. 

이유를 모르겠네. 왜 그 잘 안먹히지?

4.
여러번 느끼는거지만 

누군가 있어서 고맙다고 느끼는건 

모르는 사람들 중엔 페퍼톤스가 유일하다. 

페퍼톤스를 몰랐으면 아마 엄청 칙칙해졌을거야 

내 인생. 매일매일이.

5.
언니가 있는 집 분위기에서 자랐으면 어땠을까. 

아마 지금보단 좀 더 자유롭고 좀 더 예쁜것들에 관심을 두고 

다이어트에 힘쏟았을까. 

아님 또 다른 열등감에 사로잡혔을까. 

그게 뭐가 되었든 언니가 갖고싶다. 

예쁘지만 똑 부러지고 자기할 일 잘하고 

마음씨도 따뜻하고 무엇보다 개념이 꽉꽉 들어찬 옹골진 여자. 

우리오빠가 그런 여자를 만났으면 좋겠다. 

6.
달란트가 확실하다고 생각하고 여태껏 살았는데 

그걸 죽이는 삶을 살다보니 내가 뭐하는건가 그런 생각이 든다. 

걱정도 고민도 많지만 그런 기회가 마지막으로 주어졌을 때 난 하고 싶다. 

늘 그 자리가 내 자린데 떠나있다는 생각하니까. 

이번엔 더 열심히 열정적으로 할 수 있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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