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기

130802. 8월의 시작

comodisimo 2013. 8. 2. 23:09

1.

갑자기 8월이 된 것 처럼 시간이 훅 하니 가버렸다.


7월동안 뭘 하고 지냈는지 도통 기억이 나질 않는다.

어떤 일은 말끔하게 정리가 되기도 하고

어떤 일은 새롭게 시작되기도 했지만

또 어떤 일은 더 복잡하게 얽히기도 해서

내가 발을 뺄 수 있을만큼인가 아닌가를 고민하게도 했다.


내 삶을 두고 매번 '행복한가' 만을 운운하는건

어떻게 보면 참 이기적이란 생각이 들기도 한다.

어쨌든 사람들은 꾸준히, 열심히 그렇게 살아가고 있으니까.



2.

언젠가 그런 시간이 오게 된다면 

난 아직 내 생각이나 마음에 대해서는 한번도

제대로 얘기해본 적 없었다는걸 꼭 말해주고 싶다.

그때가 마지막이 될지도 모르겠지만, 꼭 그 전엔 한번쯤.


그런데 사실 난

언제가 마지막일까를 고민하며 시간을 보내는 요즘이

조금 힘들고 어렵다.

 


3.

내가 정말 원하는건 '일상의 공유' 같은것이다.

 

아무리 좋은 사람을 만나도 조금씩은 어긋나고

그래서 지치게 되고 멀어지게 되기 마련이다.

사람이 내 인생에 구원이 되리라고 믿진 않는다.

그러기 때문에-

요란하진 않더라도 따뜻함이 있고

다투는 일이 있더라도 먼저 사과할 수 있을만큼

자존심 같은거 내세우지 않아도 되는

그런 평범한걸 느끼고 싶다.

 

 

4.

거짓말을 잘 하지도 못하지만

특히 난 뭐든 엄마한테는 다 얘길 해야 속이 풀린다.

내가 마마걸이나 그래서 그런게 아니고-

내가 무슨 말을 하던, 엄마는 내 얘기에 귀기울여줄걸 믿고

또 내 선택이 나를 어떤 길로 가게 하던지

엄마는 한발 물러서서 나를 위해 진심으로 기도해주실걸 믿기 때문이다.


오늘은 미루고 미루던 이야기를 꺼내놓았다.

엄마가 '아 그랬어?' 라고 했다.


난 이 이야기의 끝이 어떨지 몰라도

어떻게 되던지 이젠 마음이 좀 편하겠다 싶었다.

어쨌든 이젠 내 말에 공감해줄 나의 가장 큰 편이 생겼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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