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기

131207. 매일이 쉽지 않네,

comodisimo 2013. 12. 7. 22:15

1.

마치 잘못을 말하기라도 하듯, 

마음을 털어놓을 수 있는 친구를 만나 

최근 내 상태에 대한 이야기를 웃음으로 해버렸다. 

친구는 너무 모든걸 이해하려고, 웃으려고 애쓰지 말고 

차라리 좀 울고 화를 내보는건 어떻겠느냐 했지만, 

말 끝엔 나였어도 너처럼 그럴 수 밖에 없었을 거라며 

날 이해해주었다. 


와인 한병을 탈탈 비워내- 

오랜만에 취기가 올라 살짝 열이 올랐는데

바람이 제법 쌀쌀한게 오히려 시원해서 좋았다.


사람을 깊게 알고 지낸다는건 참 중요한 일이다.

마음을 모두 기댈 수 있는 좋은 사람들이 있어서 다행이다.

나는 그 사람들이라면 내 마음을 모두 주고도 남을만큼-

그렇게 더 오래오래, 깊이 사랑해야겠다.


2.

혼자 시간을 보내는 일에 어색하지 않은편인데

유독 그건 좀 어렵지 않나, 싶은걸 하나 꼽으라면-

구내식당 같은곳에서 혼자 밥 먹는거랑,

그것보다 더 어려운것은 단독 콘서트에 가는 것.

 - 하지만 페스티벌은 갈 수 있음.


정준일 콘서트엔 꼭 가보고 싶었는데

이렇게 시간이 마구마구 흘러갈줄이야.


3.

화양연화- 가 보고 싶다.


스물셋즈음에 학교 도서관에 있는 왕가위 영화들을

마치 숙제를 하는 것 처럼 매일 하나씩 봤었는데

그때 봤던 수 많은 영화 중 기억에 남는건

중경삼림과 화양연화, 그리고 해피투게더-

재개봉이 참 반가운 그런 영화들이 참 많은데

어쩜 나는 이렇게 한없이 게을러져서 극장 문턱을 못넘는다.


내일의 나는 오늘보다 좀 더 부지런할 수 있으려나 모르겠네.


4.

내 마음 깊숙이 나도 어쩔 수 없는 무거운 것들이 있다.

그 무거운 것들이 한참이나 나를 짓누를 때,

벗어나려고 발버둥 칠수록 상처만 나고 자연스러워지지 못한다.

가끔 티비를 보면서 소리내서 웃다가,

지금 내 웃음 소리가 자연스러웠을까, 를 고민하는 것 처럼.


여유가 좀 생기면 반드시 떠나야 한다.

매일매일이 쉽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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