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기

140111. 그런 주말

comodisimo 2014. 1. 11. 22:00

1.

단거 정말 좋아하는데 요샌 가끔 퇴근하다 스트레스 받아 단 음식이 먹고 싶을 때 초콜렛 묻은 것들을 잔뜩 집어오려고 호기있게 마트에 들어갔다가도 아무것도 못 집고 그냥 나올때가 더 많았다. 단 음식을 먹는게 내 몸에 미안한 기분이 드는 요즘. 진짜 요샌 몸이 너무 자주 안좋아서 주변 사람들에게도 민폐가 아닌가 싶을정도니. 참아야지 단거. 왜 난 단 음식을 사랑하는가.


2.

꽃보다 누나, 를 보며 좋았던건 중간중간 그 '누나' 들의 인터뷰들이었다. 물론 장소가 멋져 엄마랑은 꼭 같이 가보자, 하는 마음이 들 정도로 화면에 빠지기도 했지만, 근본적으로는 쉽지 않은 인생을 살아왔을 언니들의 솔직한 얘기들이 나에게 위로가 되기도 했고 그게 또 새로운 - 낯선 - 공간들이라는게 더 멋있게 느껴졌을지도 모르겠다. 인생의 힘든 굴곡들을 웃음으로 이야기 하려면 얼만큼의 시간들이 필요할까, 아니, 얼마나 노력해야 그 굴곡들을 메울만큼이 될 수 있을까 모르겠다. 아직 인생의 쓴 맛을 제대로 배우지 못한 이제 갓 서른이 된 나는 굴곡을 현명하게 이겨낸 '언니' 가 필요한 것 같다. 내가 별 일 아닌 일에 힘들다고 징징거릴 때, '괜찮아, 그건 별거 아니야' 라고 말해줄 언니.


3.

새로운 청년예배를 나가기 시작했다. 그건 내 오랜 숙원사업(?) 이기도 했는데 드디어 이루어졌다고 해야하나. 아무튼 혼자는 영 귀찮아져서 지키지 못할까봐 친구까지 대동하며 새해 첫 주 부터 다른 교회의 청년 예배를 나가기 시작했다. 물론 처음이라 낯설고 그랬지만 찬양시간이나 기도시간은 참 좋았다. 오랜만에 크게 찬양도 하고 크게 기도도 하니 마음이 좀 후련해졌다. 얼마나 가게 될런지는 몰라도 게을러지지 않도록 기도하고 찬양해야겠다.


4.

오늘 오랜만에 백화점 가서 세일한다길래 좋아하는 브랜드 코트들을 몇개 입어볼까 해서 들어갔다. 평소 그 브랜드 코트들은 오른손을 소매에 넣자마자 '나 가져가..' 할 정도로 내가 좋아하고 핏이 좋은 옷들인데 오늘은 영 손이 가는게 없어 그냥 나왔다. 요새 날도 춥고 도대체 뭘 입어야 예쁜지 잘 모르겠어서 길 가는 여자들 뭘 입고 다니나 찬찬히 살펴보는데 '우와 저거 예뻐!' 하는건 보기 힘들다. 오히려 남자들이 옷 더 예쁘게 입고 핏도 좋은 것 같고 그래. 그래서 내가 오늘 오빠 옷을 골라줬는데 하아. 진짜 내가 남자였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또 했어. 남자 옷 요새 참 이쁘게 잘 나오는 것 같어.


5.

요샌 생각이 참 많이 복잡하다. 누군가는 괜찮다고 해줬으면 좋겠고, 누군가는 토닥여줬으면 좋겠고, 누군가는 같이 울어줬으면 좋겠다. 울고 싶은 날이 참 많다. 울지 못하는 것 보다 울기 어려워서 하지 못하는게 맞는 말 같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엉엉- 하고 울고 싶은 날이 많다. 사는게 힘든것도, 어려운것도, 그렇다고 외로운것도 아니지만 시원하게 울고 싶고, 그걸 할 수 없다면 시원하게 떠나버리고 싶다. 왜 이렇게 지치지 요새.


'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140118. 그간의 사진일기-  (0) 2014.01.18
140114. 복잡한 요즘_  (0) 2014.01.14
140109. 퇴근하는길  (0) 2014.01.09
140109. 출근길에-  (0) 2014.01.09
140107. 무슨이유때문인지-  (0) 2014.01.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