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기

161013.

comodisimo 2016. 10. 13. 11:29


오랜만에 삼척엘 다녀왔다. 작년 말부터 시작된 일이 이제야 정리가 되어간다. 이제 갈 일은 아마 없겠지만 그래도 다니면서 바다를 볼 수 있는건 좋았다. 원래 바다를 자주 볼 수 있는건 아니니까. 특히 동해. 태평양.


사람이 다른 사람을 바꿀 수 있다고 믿지 않는다. 누군가 누군가를 사랑한다고, 혹은 꼭 필요하다고 해서 그 사람의 성향이나 성격을 생각을 바꿀 수 있다고 믿지 않으며, 그렇게 한다고 한들 그게 진짜일까 싶다. 스스로 깨우치지 않는한.

그렇기 때문에 '내가 그 사람을 바꿔보겠다' 고 하는 말을 들으면 그 사람에 대한 믿음이 깨진다.


어찌보면 우린 누군가를 바꾼다기보다 상대를 체념할 수 있는 긴 시간이 필요하다. 그래서 결국 익숙해지는 것.


조카를 안고 있으면, 내가 이 아이를 얼마나 사랑하는지 느껴진다. 그러다보면 우리 엄마 아빠가 나를 이렇게 사랑했겠구나, 하고 느껴진다. 아니 그것보다 더하겠지. 그러다보면 하나님이 얼마나 우리를 사랑하시는지가 느껴진다. 사실 내 생각보다 더 사랑하시겠지만.

누군가를 사랑한다는건 정말 내가 대신 죽어도 좋을만큼, 내가 대신 아파도 좋을만큼, 네가 울면 내가 대신 울고 싶을만큼, 그보다 더- 의 감정이라는걸 배워가고 있다. 아무것도 스스로 할 수 없는 이 아이 때문에 내가 행복하고 슬프며, 내가 도와줄 수 있고 안아줄 수 있어 기쁘다는 것. 혹은 그렇게 함에도 불구하고 부족하다 느껴 미안해지는 것.


이렇게 쉽게 추워지다니. 주말엔 여름옷들을 정리해서 넣어둬야겠다. 올해는 채도가 높은 색의 코트를 하나 장만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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