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기

150306. 감정_

comodisimo 2015. 3. 7. 00:17
비밀로 써야 할 일기들이 늘어나고 속마음을 드러내는게 약점이라는걸 알게되고 오래된 상처들을 어쩔 수 없이 짊어지고 살아가고 아직도 해결못한 문제들이 남아있다는게 두렵다.

낯선 사람을 사서 내 이야기를 드러내야 한다고 할 때, 왜 굳이 주변 지인들에게 그런 이야기들을 할 수 없는 지경까지 이르렀을까- 하고 안타깝게 생각했던 적도 있었다. 그런데 왜 그래야 하는지, 그런 사람들이 왜 필요한건지 조금 알 것 같다.

내 상처를 내 관점에서 바라봐주고 이해해 줄 사람도 필요하다. 누구나 자신의 시각으로 사건을 바라보기 때문에 상처받은 사람의 마음을 다 공감하기란 어려운 법이다. 니가 보기엔 60% 정도 상처받았을수도 있다- 고 생각한 그 사건은 사실 당사자에겐 인생 전체를 뒤흔들만큼 강력한 사건이었을 수도 있었을테니.

삶에 변화될만한 것들이 거의 남아있지 않을 때 우리가 선택할 수 있는것들은 제한적이다. 예를들면 연애라던가 결혼이라던가 출산이라던가 이별이라던가. 나에겐 무엇이 남아있을까. 또 그것들은 얼마나 나를 다른 생활로 바꿔줄 수 있을까.

새로운 계절이 새로운 삶들이 또 새롭게 시작하지만 여전히 죽은 것 같은 삶도 있으며 죽을 것 같은 삶도 있다.

어쩌다보니 own place_ 가 생겼다. 가구를 주문해두고 컴퓨터를 새로 맞췄다. 이 공간에 얼마나 있게될지 잘 모르지만 좀 오래도록 즐겁게 있고싶다.

어떻게보면 나는 가이드- 가 없는 삶을 사는듯하다. 부모님도 나와 비슷한 삶을 살아보신 적 없는 분들이기에 내가 하는 일이나 만나는 사람들에 대한 어떤 조언도 조심스러우신 것 같고, 이끌어주시는 분들도 매번 나에겐 생소한 것들을 개척하기를 바라는 것 같다. 새로 준비하는 일도 어떻게 해야할지 물어볼 사람이 하나도 없고, '네 맘대로 해라' 라고만 하신다.

요샌 매일매일 조금 막막하고 숨이 턱- 하고 막히는 것 같지만 또 뭔가를 만들어 나간다는건 나쁘지 않다. 그렇게 생각해야지. 마음이라도 편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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