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기

사진일기_

comodisimo 2013. 6. 24. 21:57


엄마 아빠가 이모님 댁에 간 틈을 타

할머니랑 저녁으로 먹은 피자.

다음날 난 할머니한테 '쌍X' 이란 욕을 먹었..


사실 그날 아침에 늦장부리는 바람에 아침을 못먹고 출근했는데

다음날 엄마 보자마자 '나 어제 아침도 못먹었어' 라고 했던게 화근.

엄마 없다고 밥도 안먹어놓고 엄마한테 이른다며

할머니가 걸지게 욕 한판 해주셨다.

피자 실컷 드셔놓고 쌍X이라니!

나 태어나 그런 욕은 처음 들어봤다.ㅋㅋㅋㅋ

아오 할머니 쫌ㅋㅋㅋ




친구가 바다 사진을 보내줬고-

나는 서울을 가로지르고 있었다.

도시에 있는 나는 늘 바다를 가고싶어하고

그 친구는 바다가 뭐 별건가, 하고 시큰둥하게 얘기한다.

그런 간격이 있다는게 좋다.


참 다행이야, 라는 말을 여러번 했다.

정말 참 다행이야.



카페 몽소

오랜만에 홍대에 가서 가라아게랑 맥주랑 먹고 취해서

시원하게 흔들거리며 길을 걷다가

아이스크림이랑 와인이 먹고 싶어 굳이 찾아들린 몽소.

어지간하면 '아무데나' 가 좋은 내가

그 복잡한 홍대에서 기억해서 가는 카페.

친구는 니가 위치를 기억할리 없다며 우연이라 했다.



일탈도 귀찮아서 안하는 나같은 사람이

바람을 쐬고 맥주 마시고 싶다고 그랬을 때-

군말없이 뛰쳐나와준 니가 있어서 행복해.



친구가 야구장 티켓이 생겼다 그래서 갔던 문학구장.

SK쪽에 앉겠거니 했는데- 온통 주황물결이라

그냥 앉아서 자이언트 응원했다.

사실 딱히 응원하는 팀 경기도 아니었고-


한참 재밌게 응원하고 닭에 김밥에 맥주에 먹다가

어느순간 봉다리 나눠줘서 머리에 뒤집어 썼음.



응원했던 롯데는 3:2로 이겼다.

그날 이기는 팀을 앞으로 응원하겠다던 친구는

롯데의 팬이 되기로 결심했고

나는 삼성의 경기가 있으면 

파란옷 입고 같이 오고싶다, 고 생각했다. 잠깐.


바람도 시원하고 경기도 이겨서 좋았고

무엇보다 오랜만에 소리 빽빽 질러가며

뭔가에 집중한다는게 너무 재밌었다.



달이 가장 크게 보인다던 일요일 밤.

뭐라 딱히 설명이 안되는 좋은 기분_


난 정신적으로 사실 좀 어리고 갇혀있다.

안된다고 생각하는 틀도 많고 복잡하고

좋은게 좋은것만은 아닌 그런 복잡함같은거.


스스로에게 부끄럽지 않게 살려고 한다는것이

가끔은 다른사람에게 상처를 입히기도 한다.

그러다 보면 결국 그 상처가 나도 찌르고.


많은것들을 기억나게 했고 또 많은것들을 생각하게 했던 어젯밤.

달 큰 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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