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기

130620. 아무것도 상상하지 않는_

comodisimo 2013. 6. 20. 22:54

1.

아무것도 상상하지 않으려고 노력했던 일주일이

벌써 후반부에 다다랐다.

아무것도 달라진 일은 없었지만-

마음이 꽤 차분해졌고 불안하거나 화가나지 않았다.

그것만으로도 꽤 만족이다.

 

내 마음을 나도 모르는데 니 마음을 알 수 있나.

섵부르게 내 생각대로 생각해버렸다가

혼자 마음대로 상처받는 멍청한 짓은 그만두려고.

 

난 쿨하지 못해서 뜨거운 여잔데-

자기 감정에 솔직한게 왜 미안할 짓일까.

 

 

2.

그렇게 반짝, 왔다가 가버릴걸 안다.

16년 전에도, 12년 전에도, 7년 전에도 그랬었다.

그래서 아직도 널 잘 모르겠다.

너에대해 아는게 없고 기억나는게 없다.

그냥 어느순간 사라져버릴 사람이라는 것 밖에.

깊이 마음을 주지 않으려고 하는 것도

여러번 반복된 상처에 대한 대안.

 

아무것도 상상하지 않으려고 했지만-

이것만큼은 눈에 보이듯 뻔하다.

그래서 가고 싶지만 갈 수 없다.

 

 

3.

감정이 얼굴이 드러나는 것 만큼의 약점이 또 있을까.

일하면서 참아야 하고 노력해야 할 것들이 많다.

감정이 얼굴에 드러날만큼 어리숙하게 보이고 싶지 않다.

 

오늘 또 조금 깨지면서 사회의 쓴 맛을 배운다.

명치 끝이 시리고 얼얼하다.

 

그 사람들이 더 잘되길 축복해줘야지.

나중에 조금이라도 부끄러운걸 안다면-

다음번엔 그렇게 하지 못하도록.

 

난 선택에 있어서 좀 자유로워지고 싶다.

 

수고했어, 오늘도.

 

 

4.

내일은 일찍 끝내고 홍대에 가고 싶다.

시원한 저녁 바람 맞으면서 좀 걷고 싶다.

 

주말엔 야구장엘 가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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