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기

130629. 내가 살아있었다, 오늘_

comodisimo 2013. 6. 30. 00:16

1.

오늘 내가 살아있었다.

 

 

2.

누구에게 어떤 기대도, 상상도- 그런게 없는 삶은

무료하지만 상처받는 일은 덜하다.

 

내 삶에 대한 기대나 상상은 필요하지만

상대방에 대한 불필요한 기대나 상상은

오히려 나를 더 가두고 어렵게 만든다는걸

오랜만에 다시 깨닫게 된 좋은 시간들이었다.

이것 역시 내 생각이지만.

 

길- 게 보고 천천히 걷는 걸음은

더 많은 것들을 느끼게 해줄거라 믿는다.

 

 

3.

그러니까

'함께' 가 될 수도 있겠구나, 라고 기대하고 상상했는데

그 기대와 상상 끝에 혼자 남았다는 얘기.

 

처음엔 속상하고 기분도 나쁠뻔 했는데

생각해보니 덕분에 고민스러운 부분이 해결됐고

좀 여유로운 마음마저 생긴 것 같다.

 

그래, 사실 난 뭐든 그렇게 나쁠건 없다고 생각해.

그리고 그게 가장 나쁘다고도 생각하고.

 

 

4.

앞으로 더 더워지겠지만-

오늘처럼 이렇게 더운 날은 중경삼림이 보고 싶다.

홍콩의 그 찌는듯한 느낌의 색감과

번들거리는 배우들의 얼굴들을 보고나면

지금 내가 있는 여기가 천국 같기도.

 

좋아하는 영화는 열번이고 돌려보던 열정은 어디갔나.

 

 

5.

내 삶이 평탄하고 곧은 길이 될거라고는 생각 안해봤지만

이렇게 소리없이 굽어 도는 길인줄은 미처 몰랐다.

 

내일은 기필코 아빠 어디가, 와 런닝맨을 뒤로하고

날 위한 시간을 좀 보내다 와야겠다.

 

자, 그럼 이제 영화를 봐야겠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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