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기

130616. 슬펐던 주말의 일기_

comodisimo 2013. 6. 16. 22:55

1.

휴가랍시고 사람많은데 끼어서 노는거 별로 좋아하진 않지만

올 여름은 동해를 좀 가볼까, 하는 생각이 든다.

바다도 좀 보고 그림도 좀 그려보고 허드렛일도 하고

저녁엔 바다에 앉아 새우깡에 맥주도 마셔보고-

그럴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상상.

 

그런건 뭐 어떻게 되더라도 올해는 정말 좀 떠나볼까 싶다.

 

 

2.

마음의 평정을 얻기까지 꽤 긴 날들이 필요로 했는데

그게 깨지는데에는 단 몇초도 걸리지 않는다.

난 다시 평정을 찾기위해 애쓰고 있다.

 

내가 이런일 때문에 애쓴다는게 너무 슬프다.

 

 

3.

주말엔 소개팅을 했었는데

정말 상상도 못할만한 사람을 만났더랬다.

와, 정말 상상도 못해봤던 그런 사람.

어디서 만났더라면 말도 안걸어봤을 그런 사람-

그런 사람과 장장 한시간을 체면을 위해 앉아있다가

급하게 도망치듯 집으로 오면서

내가 시집을 못갈수도 있겠다, 라는 생각을 했다.

 

결혼을 당장 하고 싶어 죽겠는건 아니지만

그래도 누군가 옆에 있어주었으면- 하고 바라는건 맞다.

그 연장선상에서 보자면 결혼이 하고 싶은걸테고.

그런데 그냥저냥 나이가 되어서

성급하게 서두르듯, 그정도면 이정도는 눈감아야지.

그냥 그렇게 흘러가는게 싫다.

 

 

4.

사실 그동안 남자의 심리에 대해 궁금해본 적도 없었고

어떻게 해야 내가 더 매력적으로 어필될지 고민해본 적 없었어도

그런것 때문에 고민이 된다거나 괴롭다거나 했던 적은 없었다.

 

그런데 이제와서 내가 그런걸 고민하고 궁금해한다는게

너무 자존심도 상하고 기분도 나쁘다.

 

자연스럽게 흘러가듯-

그렇게 산다고 살아왔던 삶에 돌멩이가 걸린 기분이다.

 

 

5.

집착은 나를 더 초라하게 만든다.

그건 상대가 나에게 주는 초라함이 아니라

내가 나를 볼 때 느껴지는 초라함이다.

그래서 아무리 겉모양을 꾸며도 채워지질 않는다.

 

좀 슬프고 외롭더라도 꿋꿋히 살아야지.

집착도 하지 말고.

 

 

6.

바다에 가고 싶다. 동해바다.

가는길에 가능하면 기차를 타보고 싶다.

털어버릴 수 있는 일이 있으면 다 털어버리고

허- 한 마음을 꾹꾹 채워 왔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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