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갑자기 8월이 된 것 처럼 시간이 훅 하니 가버렸다.
7월동안 뭘 하고 지냈는지 도통 기억이 나질 않는다.
어떤 일은 말끔하게 정리가 되기도 하고
어떤 일은 새롭게 시작되기도 했지만
또 어떤 일은 더 복잡하게 얽히기도 해서
내가 발을 뺄 수 있을만큼인가 아닌가를 고민하게도 했다.
내 삶을 두고 매번 '행복한가' 만을 운운하는건
어떻게 보면 참 이기적이란 생각이 들기도 한다.
어쨌든 사람들은 꾸준히, 열심히 그렇게 살아가고 있으니까.
2.
언젠가 그런 시간이 오게 된다면
난 아직 내 생각이나 마음에 대해서는 한번도
제대로 얘기해본 적 없었다는걸 꼭 말해주고 싶다.
그때가 마지막이 될지도 모르겠지만, 꼭 그 전엔 한번쯤.
그런데 사실 난
언제가 마지막일까를 고민하며 시간을 보내는 요즘이
조금 힘들고 어렵다.
3.
내가 정말 원하는건 '일상의 공유' 같은것이다.
아무리 좋은 사람을 만나도 조금씩은 어긋나고
그래서 지치게 되고 멀어지게 되기 마련이다.
사람이 내 인생에 구원이 되리라고 믿진 않는다.
그러기 때문에-
요란하진 않더라도 따뜻함이 있고
다투는 일이 있더라도 먼저 사과할 수 있을만큼
자존심 같은거 내세우지 않아도 되는
그런 평범한걸 느끼고 싶다.
4.
거짓말을 잘 하지도 못하지만
특히 난 뭐든 엄마한테는 다 얘길 해야 속이 풀린다.
내가 마마걸이나 그래서 그런게 아니고-
내가 무슨 말을 하던, 엄마는 내 얘기에 귀기울여줄걸 믿고
또 내 선택이 나를 어떤 길로 가게 하던지
엄마는 한발 물러서서 나를 위해 진심으로 기도해주실걸 믿기 때문이다.
오늘은 미루고 미루던 이야기를 꺼내놓았다.
엄마가 '아 그랬어?' 라고 했다.
난 이 이야기의 끝이 어떨지 몰라도
어떻게 되던지 이젠 마음이 좀 편하겠다 싶었다.
어쨌든 이젠 내 말에 공감해줄 나의 가장 큰 편이 생겼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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