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기

130217. 봄이 오려나,

comodisimo 2013. 2. 17. 23:21

1.

불금이라고는 집에와서 정글에 법칙 보는게 전부인 무료한 삶에

친구 따라 강남 - 가로수 - 가서 나름의 불금을 보냈음.

 

오히려 10년쯤 전엔 재즈 많이 들었는데

오랜만에 재즈 듣고 있자니 신나더라-

살랑살랑 어깨 흔들고 발 까딱대고

솔로 연주 끝나면 박수도 치다가

친구네 집으로 가서 2차.

영화 보고 보드카 마시다 잠들었음.

 

 

2.

그리고 집에와서 피아노를 쳤다.

오랜만에 치려니 빠른곡은 어렵고 해서

1974 way home_

외박하고 들어온 집에

아무도 없는 주말 오후- 잘 어울리는 곡이다.

 

http://comodisimo.tistory.com/entry/Mondogrosso1974-Way-Home

 

다시 꾸준히 피아노를 연습해야겠다.

 

 

3.

백화점에 잠깐 들어갔다가 사고싶던 납작한 지갑 발견.

덥썩 살만한 가격이 아니라 잠깐 킵 해놓고 왔음.

기다려 언니가 널 데리러 갈께.

 

그리고 순십간에 지갑에 구멍나서

그동안 쇼핑 안하고 나름의 금욕생활하던게

이번주말을 지나며 모두 수포로 돌아갔다.

다만 정말 핫한 핑크 립스틱을 샀다.

 

내가 립스틱을 샀다고. 내가.

그래, 내가...

 

 

4.

아직 바람은 꽤 차갑고 시린데

백화점 한바퀴를 돌고 났더니

봄이 온 것 처럼 두꺼운 겨울 코트를 입기 싫어졌다.

 - 이래서 봄이 더 춥고 감기 잘 걸림.

 

그런 취향은 아니지만,

그리고 하늘하늘한 원피스도 하나 골라뒀다.

예쁜 다리 뽐내며 날씨 좋은 날 입어야지.

예쁜 립스틱도 바르고-

인간으로의 매력도 있지만 여자로의 매력도 있다는걸

올 봄엔 꼭 어필하겠습니다!

 - 응? 누구에게?

 

 

... 이건 여담인데

저녁 먹다가 아빠 친구 아들이 또 장가 간다고-

울 엄마가 다들 시집장가 보내는데

울 아들딸만 연애도 못하고 있는거 같아서

그런 얘기 들으면 속이 터진다 하셨다.

 

난 최근 진지하게-

결혼을 못할수도 있지 않을까, 하는 위기의식이 생겼다.

그래서 오빠라도 얼른 보내야겠다고 마음 먹었음.

아무래도 오빠가 가고 그러면-

난 좀 늦게가도 부담없지 않을까 싶...

 - 아닌가 이거.

 

씁쓸하네.

 

 

5.

요샌 바쁘기도 하고 힘들기도 하고-

내가 이걸 잘 지내고 있는건가, 의심이 들때도 있고

그래도 욕심이 나는걸 보면 잘 하고 싶기도 하고

아무튼 참 복잡한 생각이 드는게 사실이다.

 

시간이 해결할 문제라는건

멍청히 시간을 보내고 나이먹으란 소리가 아니고

이런 시간을 묵묵히 이겨내야 한다는거겠지.

 

그래서- 뭐 별 수 있나.

이겨내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