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기

난임일기 #3

comodisimo 2020. 6. 1. 13:25

한 달 내내 시험공부 열심히 하고, 실기평가도 보고, 숙제도 내고, 내일 드디어 결과가 나오는 날이다. 
토요일 유혹을 이기지 못하고 확실한 마음으로 (?) 임테기에 임했다가 2줄을 발견하고, 반나절도 못가 남편에게 쪼르르 얘기했다가, '병원에서 확인하고..'라는 뜨뜨미지근한 얘기만 들었다. 아닌 후의 나의 실망감을 덜어주려는 배려였겠지만, 한편으론 섭섭했다.
일요일, 오전에 한번 오후에 한번 해 봤는데, 토요일보다 옅어졌다. 음. 그래도 2줄이 보이긴 하니까. 하고 위안.
월요일, 어제와 또 다른 무엇이 있을까 싶어 또 해봤다가 정말 실망감만 커졌다. 이젠 거의 보이지도 않는다. 그리고 자꾸 생리통 있을 것 처럼 배도 아프고 가슴도 불편하다. 정말 난포 주사의 영향이었을까.
새벽 일찍 일어나 확인해보고 커진 실망감에 잠도 설쳤더니 온 몸이 쑤시고 머리도 아프다. 속도 울렁거리고 집에 가고 싶다.

얼마나 더 해야 할까. 난 끝까지- 할 수 있을까? 한번만으로도 이렇게 허무하고 힘이 드는데, 열두 번이나 했다던 그 사람들은 어떻게 그 허무함과 무기력감을 견뎌냈을까.

수능처럼, 너무 한번에 끝나버리는 시험을 앞두고- 온몸이 아리고 저리다.

'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Thanksgiving  (1) 2020.11.11
난임일기 #4 (1차 종료)  (0) 2020.06.02
난임일기 #2  (0) 2020.05.26
난임일기 #1  (0) 2020.05.08
_  (0) 2018.08.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