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기

Thanksgiving

comodisimo 2020. 11. 11. 10:19

한 해를 돌아봤을 때, 일관적으로 참 어렵고 힘든 한 해 였다.

당연하다 생각하던것들은 당연하지 않았고,

생각지도 못하던 폭탄들은 내 삶을 이리저리 휘저었다.

나의 자존감이라고 생각하던것들은 때로 나의 자존심을 무너뜨렸고

그리하여- 나는 스스로 또 다시 깨지며, 스스로 좋은 사람이 아님을

여러번 증명해야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감사한것을 고르자면

그런 상황에서 남편과 함께 이 어려운 시간들을 지나며 더욱 돈독해졌다는 것.

그래서, 앞으로 함께 살아갈 날들에 더욱 믿음이 생겼다는 것이다.

그리고, 매일 둘이 함께 하는 예배시간도.

 

나의 삶은 기적적으로 순탄하지 않다.

아마 모두 느끼기에 그들 스스로의 삶이 그러하듯이.

 

한 발 내딛은 그 곳이 이제 편안해 질 즈음이면-

나는 다른 발을 그 곳에 함께 내려놓기도 전에

서둘러 다른곳으로 옮겨놓아야 하는 삶을 살아간다.

어찌보면 그것은 '발전' 이지만,

또 다른말로는 '고통' 이기도 하다.

 

되는 일은 없고,

내가 하는 모든일에 확신이 서지 않고

있어야 하는 자리는 늘 불편하고

있어야 하는건 없어 결핍이 생길지라도-

그것이 모두 나에게 주어지는 당연한 것이 아님을 깨닫고,

그렇기 때문에 더 노력하거나, 아님

그 상황 자체를 받아들이는 뼈아픈 시간들을

선 채로 받아들이는 방법을 배운 한 해였다.

 

그것을 감사했다, 고 이야기 하고-

언젠가는 내가 올 해 겪었던 숱한 고민들과 문제들이

기억조차 나지 않을만큼의 한 점이 되기를 바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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