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기

난임일기 #1

comodisimo 2020. 5. 8. 15:09

난임이다.

 

그런게 있는줄은 알았지만, 내가 그럴줄은 몰랐다.

결과를 들으면서 한참을 멍-하니 앉아

'내가 그렇다고?' 를 반복해서 생각했다.

 

문제는 어디였을까.

 

문제를 하나씩 하나씩 들추다보니 결국 '나' 만 남고, 

그래서 내가 나를 탓해야 하고,

그러다 결국 내가 그에게 미안해진다.

그래도

'니 탓이 아니잖아'

라며 힘주어 말해주는 남편의 말에 위로를 얻었다.

 

한참을 세상이 뒤집힌 것 처럼,

거울 속 내 얼굴과 눈만 마주쳐도 눈물이 나오다가-

'괜찮아!' 하고 또 쓸데없이 용기를 냈었는데.

... 그래도 조금은 기대했었는데.

이 기대마저 산산히 부서져버린 아침.

다시 오늘 또 무너진다.

 

내 세상의 한 부분이 떨어져나간 기분인데,

이렇게 답답하고, 슬프고, 무겁고, 참담한 기분인데,

세상은 역시나, 아무렇지 않다.

 

내 힘으로 할 수 있는 것이 없다.

 

그것은 하나님이 일하시기 가장 좋은 타이밍이라고도 했다.

그 말씀에 다시 기대어본다.

'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난임일기 #3  (0) 2020.06.01
난임일기 #2  (0) 2020.05.26
_  (0) 2018.08.20
그런모양.  (0) 2018.05.27
-  (0) 2018.04.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