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여수여행

comodisimo 2012. 10. 8. 18:18

아침 느즈막히 일어나 차려주신 아침밥 먹고

광주 버스 터미널에서 여수로 이동.


버스커버스커가 나에게 여수에 대한 환상을 심어주었기에

난 '여- 수 밤- 바다-' 를 연창하면서 좋아했고

날씨도 끝내주게 좋았고

두시간 걸린다던 버스는 한시간 반만에 도착했다.



여수 엑스포 앞 도착!



바다 동네 왔으면 게장정식 먹는게 도리.


도라지무침도 맛있었고, 간장게장도 양념게장도

저 뒤에 숨은 갓김치도 맛있었다.


근데, 엑스포 끝나고 나니까 그 앞에 너무 휑- 해서

한창 점심시간인데도 식당에 손님이 우리밖에 없었음.

점심시간엔 문 닫는다는 카페도 있었고.


우리가 갔던 식당 사장님은 오픈 3개월 됐다시던데

한창 엑스포 할 때 문을 열으셨어야지...


아, 꽃게는 당연히 아니고 돌게같은거였는데

너무 짜지도 않고 적당히 살도 있고 맛있었다.

밑반찬들도 매우 몹시 맛있었고

사장님도 너무 친절하시고 상냥하시고..


사장님이 블로그에 잘 써달라고 그러셨는데,

제 블로그엔 구경 오는 사람이 없어서

암만 잘 써봤자 도루묵이예요.


암튼, 저 가게는 엑스포 바로 앞에 있는 빨간창틀집.

게장백반 1인분에 8000원!




다른데는 지금 다 철거하는 중인데

유일하게 개장한 곳은 아쿠아리움 뿐이라

비릿한 냄새는 싫어하지만 그래도- 입장.


미리 인터넷에서 쿠폰 다운받아오면 할인되던데

계획 없는 여행에 할인은 없다.



그래, 저거저거! 티비에서 자주 보여주던 저 동그란거!







수족관은 정말 태어나서 처음가봤음.

나 그래도 스무살때부터 꾸준히 연애했었는데

어쩜 한번도 안가봤을까 모르겠네-


근데 여기 딱 내 취향이라 엄청 신나게 놀았다.



닥터피쉬.

손가락 넣으니까 막 근질근질 물어댔음.


내 손 더러웠니, 뭘 그렇게 다 몰려왔어... /부끄/



여긴 '아마존의 눈물'에서 보고 신기해했던

삐라루꾸가 있었다.

애들이 앞에 앉아서 올망졸망 보고 있는데

아으 귀여워!!!!


우리 오빠 빨리 장가 보내서 조카나 생겼으면 좋겠다.

진짜 잘 봐줄 수 있는데...




이렇게 예쁜것들이 사람을 죽인다니 믿을 수 없지만

너무너무너무너무 예쁜 해파리-



수족관 하면 머리 위로 보이는 이 터널이 생명 아닙니까-




그 길을 쭉- 따라 내려오다보니 

공연하는 대형수족관 앞까지 연결되어 있고

옆엔 카페테리아-


날이 쌀쌀해져서 그런가, 요샌 뜨거운 라떼가 맛있다.




힝, 귀엽다. 너-

공연 내내 앞자리 지키고 서있던 꼬마.

진짜 조카 하나 있음 좋겠다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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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까이에서 돌고래본건 처음-

막 끄악- 끄악- 소리 지르고 야단났다ㅋㅋㅋ


여기 수조관이 정말 좋은게, 

동물들이 참 가까이에서 보인다는거.

돌고래도, 바다표범도, 심지어 피라냐도 ㄷㄷㄷ

다 만져보고 가까이에서 볼 수 있게 해놔서

아주 동물들 보는데 정신 쏙 빠졌음.





그리고 오동도로 슬- 슬 걸어가는데 

지난 태풍 때문에 저렇게 되어버렸다.


시간이 많지 않아서 조금 걸어가다가 다시 되돌아왔음.




친구가 예쁘게 찍어주겠다며 찍어준 사진.

거의 유일한 내 얼굴 나온 사진인데..

고맙다.. 너.. 임마..



당연히- 기차를 타고 올 줄 알았겠지만,

하도 비행기 비행기 타령을 하길래 결국 비행기로 왔음.


하긴, 네시간 걸릴걸 45분만에 오면서도

가격은 두배도 차이 안나니까..




여수 밤바다에 대한 환상같은거랑

바다 동네에 대한 환상같은거, 

그리고 전라도 여행에 대한 기대가 있었는데

어느정도는 만족했던 여행이지 싶었다.


빠듯한 일정으로 여행하면 많이 볼 수는 있겠지만

돌아와보면 뭘했나, 싶을때도 더러 있는 것 같다.

많이 보고 많이 먹은 여행은 아니었지만

편하게 즐기기엔 더없이 좋은 여행이었다.



여행할 땐, 앞만 보며 걷는것보다는

한참 앞의 좋은 풍경들 보다가 갑자기 훅, 하고

오던 길을 한번씩 보면 또 새롭고 좋다.


앞만 보고 달려온 인생도 아니었지만

난 지금, 왔던 길들을 한번씩 보고 있는 중인 것 같다.

늘 남들보다 천천히 가는 인생이지만

꾹꾹 즈려밟고 조금 더 깊이 생각하고 산다면,

그래서 내가 만족하고 사랑할 수 있는 삶이라면

지금 빠르지 않다고 해서 속상할 것도 없다.



다음에 좋은 사람이 생기거든

시간도 꾹꾹 눌러밟고 천천히,

그리고 수다스럽게 여행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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