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기

121127. 어느 출근길_

comodisimo 2012. 11. 27. 10:18

1.

벌써 5년이 흘렀다.

 

난 그걸 아침 출근길에 새삼스럽게 깨달았다.

줄을 서서 선거운동하는 모습에 이상하게도 눈물이 났다.

시간이 너무 많이 흘러버렸다.

그 때, 대학로에서 연극을 같이 봤던 그 겨울이

벌써 5년 전 이야기가 되어버렸다.

 

스물셋일때, 스물여섯일때. 그리고 지금-

그 많은 시간을 어디에 다 써버렸을까,

 

야속하게도 시간이 자꾸 가버린다.

난 또 작년 이맘때처럼 마음이 답답하고 아프다.

 

 

2.

어제는 회사 앞에서 버스를 타고 퇴근.

버스 타는걸 싫어해서 사람 많아도 지하철을 이용하는데

버스가 사람이 확실히 별로 많지 않아서 그건 너무 좋았으나

요샌 버스 타기만 하면 그렇게 멀미를 한다?

그래서 창 밖도 못보고 눈 감고 음악만 들었음.

 

난 책도 보고 싶고, 인터넷도 하고 싶고

친구들이랑 카톡도 하고 싶은데 말이지-

핸드폰을 5초이상 못들여다보겠으니.

 

피곤해서 자면서 오고 싶을땐 이용해야겠다.

 

 

3.

오랜만에 화장이 잘 됐다는 칭찬에

연락만 하고 아직 만나지 않은 그 남자- 에게

저녁 같이 먹자고 제안했다가 까였다.

 

흥. 너 안만날꺼야.

 

요샌 정말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보고 싶다.

그 사람들은 어떤 생각을 하는지도 궁금하고

그래서 그 사람들 얘기들도 좀 들어보고 싶고,

또 새로운 사람들에게 난 어떻게 비춰질까도 궁금하고.

 

주변 사람들이 너무 익숙해서 좋기도 하지만

또 너무 익숙해서 별로 새로울게 없다.

 - 내가 노력을 안하는거지, 그러니까.

 

 

4.

그러니까 내 취향의 남성은,

자기 주관이 뚜렷한 사람이다.

 - 물론 고집쟁이는 절대 싫지만.

 

이게 가끔 좀 피곤하기는 한데-

예를 들면 좋아하는 음악을 추천해주거나

좋아하는 영화를 추천해주거나,

좋아하는 음식을 추천해주는 그런 사람 말이다.

 

그 사람의 취향 때문에 그 사람이 느껴질 때가 있다.

그리고 긴- 시간이 지나더라도 그 취향 때문에

도대체 잊혀지지 않는 엉뚱한 일이 생기기도 하고.

 

뭘 칠해도 칠해질 것 같은 사람도 매력 있지만

난 '빨간색' 이거나 '주황색' 이거나-

그런 분명한 색깔이 있는 사람에게 더 호감이 간다.

그렇게 약간씩은 그 사람의 색에 물들어가는게 난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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