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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기

그런모양.

moncactus comodisimo 2018.05.27 20:21

꽤 오랫동안 바빴었다. 블로그를 생각 안했던건 아니지만, 여기에 털어놓을 만큼의 여유도 없었다. 이제야 조금 한가해지니- 여기가 그리워져서, 굳이- 주말에 노트북을 열었다.

 

퍽 이상한 연애를 하고 있다.

여름 블라우스와 린넨셔츠들을 꺼내놓고 다림질하면서- 이렇게도 생각해보고, 저렇게도 생각해봐도, 답이 없다.

그저 모든 연애의 정답은, 내가 못견디겠으면- 떠나는 것. 나는 아직 떠날만큼 독하지도 못하고, 모든걸 견디고 남아있을만큼 쿨하지도 못하다.

지금은 그저- 시간이 '흐르고' 있을 뿐.

다만, 내가 스물넷이라면 어땠을까. 나는 이 연애를 지속했었을까, 하는건 의문이다.

 

마음에 뒤엉킨 말들을 정리하고 내뱉는게 이렇게 어렵다.

그렇게 생각하지 말아야지, 하고 생각은 하지만, 늘 내 나이가, 내 노후가 나는 늘 두렵다.

함께 늙어가며, 인생의 크고 작은 일들을 함께 겪을 때, 서로에게 기대어 줄 수 있는 사람이 있어줬으면 하는게 내 바램인데, 나는 그게 이 사람일지, 아니면 혹 다른 누군가가 있을지, 그것도 알 수 없다. 다만- 나에게 긴 시간이 남아있지 않은걸 체감하기 때문에- 이젠 그가 그런 사람이었으면- 하고 바라는 것일지도 모른다. 그가 그런사람이 아닐수도 있는데도 말이다.

 

우리가 더 자주 함께였다면, 그랬다면 또 달라졌을까.

직설적이고 냉정하지만, 허튼말은 하지 않는 그가 '한번도' 라는 표현을 썼을 때의 당혹감을 난 아직도 떨쳐내지 못한걸까.

 

하고 싶은 말은 자꾸 마음에 쌓이는데 차마 내뱉지도, 삼키지도 못하고 있다.

 

 

그리고.

주말에 밖에 나갔다 들어오는 길에 장미꽃이 흐드러지게 핀 길을 걷다, 평소의 나와는 달리 '사진을 좀 찍어줘' 라고 부탁을 하고 '이렇게 이렇게 꽃이 나오게..' 하고 머리위로 원을 그리다가 장미 가시에 두번이나 찔렸다.

원래 가시가 있던걸 알고 있었으니, 장미를 탓할수도 없었다.

그저 그 꽃이 예쁘다고 가까이 다가가고, 같이 담아내고 싶었던 내 욕심이 나를 찌른것이다.

 

내 사랑은 늘 그런 모양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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