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

[Douglas Kennedy] The Big Picture

comodisimo 2011. 12. 18. 17:53

#.
누구나 인생의 비상을 갈망한다. 그러면서도 스스로를 가족이라는 덫에 더 깊이 파묻고 산다. 가볍게 여행하기를 꿈꾸면서도, 무거운 짐을 지고 한 곳에 머무를 수밖에 없을 만큼 많은 걸 축적하고 산다. 다른 사람 탓이 아니다. 순전히 자기 자신 탓이다. 누구나 탈출을 바라지만 의무를 저버리지 못한다. 경력, 집, 가족, 빚. 그런 것들이 우리가 살아가는 발판이기도 하다. 우리에게 안전을, 아침에 일어날 이유를 제공하니까. 선택은 좁아지지만 안정을 준다. 누구나 가정이 지워주는 짐 때문에 막다른 길에 다다르지만, 우리는 기꺼이 그 짐을 떠안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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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간을 채우고, 시간을 채울 것을 계속 찾아가는 과정이 축적되면 인생이 되는 게 아닐까?
 '물질적 안정' 이라는 미명 하에 이루어지는 모든 일은 그저 지나가는 과정일 뿐이라 생각하지만, 그 생각은 가짜일 뿐이고, 언제나 새롭게 깨닫게 된다. 자기 자신의 등에 짊어진 건 그 물질적 안정의 누더기 뿐이라는 걸. 우리는 어쩔 수 없는 소멸을 눈가림하기 위해 물질을 축적하는 것이다. 자기 자신이 축적해놓은 게 안정되고 영원하다고 믿도록 스스로를 속이는 것이다. 그래도 언젠가 결국 인생의 문은 닫힌다. 언젠가는 그 모든 걸 두고 홀연히 떠나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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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자유로운 삶을 꿈꾼다. 그러나 그런 자유, 그 텅 빈 지붕과 마주하게 되면 두려움밖에는 아무것도 느껴지지 않는다. 왜냐하면 자유란 끝없는 무(無)의 공간을 바라보는 것과 같으니까. 아무것도 없는 영역을.

#.
그러나 떠나고 싶은 충동이 완전히 사라진 건 아니었다. 보이지 않는 곳에서 늘 떠나고 싶은 충동이 도사리고 있었다.

#.
'다 이해해. 다 이해해. ... 하지만 어쩔 수 없잖아.'


지금의 삶을 열심히 살아가면서도 
한편으로는 원했지만 겪어보지 않은 삶을 동경하고-
자유를 원하고 떠나고 싶어하지만
주저해야 할 이유들 - 핑계들 - 은 넘쳐나고.
그러다 얻게 된 진짜 원한다고 생각했던 삶에서는 과연 만족이 될까.

나도 한국에서의 삶을 어느정도는 버리고 온거라 그런가,
 - 사실은 어떻게 될지는 아무도 모르지만.
주인공의 마음이 이해되기도 하고_

오랜만에 읽은 소설이라 아주 흥미진진하게 봤음!

그런데 2부까지 넘어가는데 사실 너무 지루하지 않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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