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기 630

121127. 어느 출근길_

1. 벌써 5년이 흘렀다. 난 그걸 아침 출근길에 새삼스럽게 깨달았다. 줄을 서서 선거운동하는 모습에 이상하게도 눈물이 났다. 시간이 너무 많이 흘러버렸다. 그 때, 대학로에서 연극을 같이 봤던 그 겨울이 벌써 5년 전 이야기가 되어버렸다. 스물셋일때, 스물여섯일때. 그리고 지금- 그 많은 시간을 어디에 다 써버렸을까, 야속하게도 시간이 자꾸 가버린다. 난 또 작년 이맘때처럼 마음이 답답하고 아프다. 2. 어제는 회사 앞에서 버스를 타고 퇴근. 버스 타는걸 싫어해서 사람 많아도 지하철을 이용하는데 버스가 사람이 확실히 별로 많지 않아서 그건 너무 좋았으나 요샌 버스 타기만 하면 그렇게 멀미를 한다? 그래서 창 밖도 못보고 눈 감고 음악만 들었음. 난 책도 보고 싶고, 인터넷도 하고 싶고 친구들이랑 카톡도..

일기 2012.11.27

121125. 평온한 주말_

1. 엄마 생신이 있었고, 엄마 아빠 결혼 기념일이 연이은 주말이었다. 아빠는 살면서 최근이 가장 행복하다셨고 다음달 카드값이 얼마가 나오던 그냥 그 말에 모두가 기분 좋았다. 2. 토요일엔 친구가 교회 행사를 도와달래서 오랜만에 밴드 맞춰 건반을 했는데 6월 이후 처음 만져본 건반이었다. 이젠 실력이 어떻고를 떠나 사람들과 함께 연습하는 그 자체가 즐겁다. 게다가 찬양이라니. 오랜만에 즐겁고 행복하고 감사한 시간이었다. 3. 캐논에서 진행하던 이벤트에 당첨됐다. 그래서 토요일엔 CD가 배송되는 사건이. 나 요새 이벤트의 달인이다? 완전 빵빵 터지는데 - 진짜 로또라도 한번 사볼까. 4. 요샌 목이 좋지 않아 물을 자주 마신다. 중국에서 샀던 시티 텀블러가 보온이 안되서 새로운 텀블러를 물색하던 중 오늘..

일기 2012.11.25

121121. 이게 아닌데-

1. 오늘은 이상하게 기운이 하나도 없다. 매일을 되돌아보며 행복한지- 에 대한 것보다는 드디어 하루가 끝났구나, 눈 뜨면 또 아침인가. 그런식으로 살아지는 것 같다. 이젠 물러서기도 도망치기도 힘든데- 그래서 '열심히', '더 잘해야지' 하는 기합이 점점 더 숨이 조이는 것처럼 힘들다. 2. 그러니까 오늘은 위로가 필요한 날이다. 이해해줄 누군가에게 이런 나를 다 털어놓으면 그 사람은 큰 바다처럼 다 이해한다는듯 안아주는거다. 오늘 하루도 수고했다고. 세상이 그렇게 피곤하고 힘든거라고. 그런데도 오늘을 살았으니 잘했다고. 그리고 따뜻하게 안아줬으면 좋겠다. 너만 힘드냐, 난 더 힘들다, 그래서 어떻게 하라고. 이런거 말고. 3. 퇴근길. 만날 사람은 마땅치 않고 난 그냥 어디라도 앉아서 울고싶다. 좋은..

일기 2012.11.21

121120. 아....

1. 토요일 아침부터 심상치 않던 감기 덕분에 온 몸이 다 고생중. 콧물에 기침에 다래끼까지 생겼고 후두염이 생겼다고 했다. 아프다. 2. 벼르던 여행산문 한권을 샀고 아직 펼쳐볼 틈 없이 바빴고 아팠다. 여행할 것도 아닌데 뭐 그런걸 사냐며 핀잔주던 오빠에겐 가지 못하니 책이라도 봐야한다 했다. 결국 오빤 제태크 책 두 권을 사고 나오며 우리가 개미와 베짱이냐- 며 웃었다. 오빠에 비하면 난 늘 베짱이다. 우리가 같은 뱃속에서 나왔다고? 3. 곁에 있는 좋은 사람들을 위해 나도 더 좋은 사람이 되고싶다- 는건 예전부터 늘 하는 소리지만 정말 쉽지가 않다. 그렇지만 늘 그렇게 할 수 있도록 신경 써야한다. 사람의 마음은 물만 준다고 자라나지 않는다. 물보다 더 귀한 마음을 주어도 조금도 다가갈 수 없는 ..

일기 2012.11.19

121117. 외로운 토요일

1. 페퍼톤즈 씨디를 샀고 돌솥비빔밥 먹고 예쁜 워커도 신어보고 화두로 떠오른 나의 소개팅남에 대한 이런저런 이야기를 했고 대리님에대한 불만까지 한꺼번에 몽땅 쏟아내고 왔다. 집에오니 잠이 미친듯이 쏟아지는데 오빠 간식 챙겨주느랴 새벽 한시까지 깨어있었고 양장피랑 순대를 주고 잠이 들었다. 새벽 6시반에 거짓말처럼 눈을 뜨고 짜증을 좀 내고 다시 자려고 하니 감기가 와 있었다. 2. 아직 한번도 만나보지 않은 그 사람과의 연락은 지속되고 있다. 내 얼굴이 궁금한 그분은 주선자에게 물어 날 확인했고 난 그게 어쩐지 좀 기분 나빴다. 난 새로운 사람을 만나보고 싶었는데 난 아마 어떤 취향이 분명한 사람인가보다. 그 취향에서 벗어나는 사람에게 크게 마음이 동요하질 않는걸보면. 아마 실제로 만나보면 또 다를지도..

일기 2012.11.17

121115. moment

1. 지하철에서 아저씨들이 가장 무섭다. 가끔 대한민국 아주머니들 어떻다 얘기들 많이하지만 아침 출근길에서 만나는 아저씨들은 정말- 사람 많은 지하철에 정말 사람을 꽉 찬 쓰레기통에 쓰레기 발로 밟아넣듯 그렇게 꾹.꾹. 밀어서 지하철을 타신다. 내릴때도 앞 사람까지 밀면서 같이 내리는 분들도 있고. 아침 출근길이 뭐 그렇지만 뒤에 아저씨들이 서 계시면 뭔가 무섭다 이젠. 2. 운동을 시작해놓고 이번주도 한번을 못갔다. 해야할 것도 많고, 쉬고도 싶고, 친구들도 만나고 싶은데 아, 비행기표도 싼거 엄청 많던데 여행도.. 단지 내가 지금 출근 3주차인게 함정. ..이러다 주말에 떠날지도 모르겠다. 3. 아침에 덕원&수지의 캐논 moment 듣다가_ 가사가 너무 공감되는 moment 는 캐논 홈페이지에서 무료..

일기 2012.11.15

121113. 내 맘 같지 않은_

1. 난 잘 때 밝은 것도 싫고 시끄러운 것도 싫다. 중국에서 있을 때 쥐가 밤마다 벽을 긁어대는 바람에 귀마개를 하고 누웠던 기억이 난다. 딱히 예민한 타입은 아니- 라곤 못하겠지만, 그래도 어지간한건 이해하고 넘어가자는 주의로 사는데 자는것 만큼은 시끄러운게 용납이 안된다. 코 고는거, 이 가는거.... 오늘 오랜만에 할머니랑 자려고 할머니방에 왔는데 내 방으로 가야겠다. 2. 난생 처음 낯선 사람과 번호를 나누고 연락을 했다. 낯도 가리고 귀찮은것도 싫고 조금 무관심한 편이라 소개팅은 기겁하고 싫어하는데 누구든 새로운 사람이 고팠던 것 같다. 그래야 정리 안되는 내 맘도 정리될 것 같았거든- 그런데 이 사람과 하루종일 연락하며 느낀건, - 물론 상당히 친절하신 분이시지만, 어쩔 수 없는거구나, 하는..

일기 2012.11.14

121112. 이 가을이 날 지나간다.

1. 힐 신는건 스물셋까지. 그 이후로는 없었다. 오늘 오랜만에 힐 신고 출근. 비싼 구두가 그래도 좋구나, 하는 중. 하지만 내일 또 신으라면 난 아니되겠소.. 2. 최백호 아저씨 이 노래 좋다. 지금 듣다가 귀에 쏙 들어왔다. 어제의 나는 그 날을 아직 기억하고 있는데 그 날을 기억하는데 오늘을 사는 지금의 나는 많이도 변한 것만 같은데 여전히 나는 무엇을 아직 기다리고 있는지 3. 어제 집 앞 버스정류장의 풍경 난 가을이 좋다. 봄 보다 조금 더- 봄은 뒤숭숭한데 가을은 차분해지는 것 같잖아? 봄엔 어떻게든 연애를 해야겠단 압박이 있는데 가을은 못해도 뭐 어쩔꺼야... 하는 마음아 든달까. 아- 여담으로. 오늘 동생들이랑 얘기하는데, 평소 친하지 않았던 후배가 대뜸. 언니 남자 친구 없어서 좋아요-..

일기 2012.11.12

121107. 개인의 능력

1. 생업이 서비스업이 아닌게 참 다행이다. 난 하루종일 서 있는 일도 힘들고 웃어주는 일도 참 힘들다. 오늘 겨우 하루가 지났을 뿐인데.. 2. 기타를 정말 잘 치고 싶고 또 내 기타를 가지고 싶다. 물론 지금 집에서 연습하는 기타도 있지만- 그러던 중 내 눈에 들어온 이것! 이름은 black bird라는데- 힝, 너 너무 예쁘다. 얘... 가격만 빼고. 언니가 너 돈 많이벌면 사줄께..... 3. 박람회하다 우연히 중국에서 같이 지내던 친구를 만났다. 교환학생으로 왔던 친구였는데 얼마나 놀랬는지.. 이런 우연이 있구나- 싶었다. 그리고 같이 지내던 동생의 전화. 한참 애교섞인 얘기를 하더니 끊었는데 정말 스트레스도 없어지고 자신감도 생겼다. 사람 챙기는거 힘들다 하지만, 정말 사람 챙기는게 보물이구나..

일기 2012.11.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