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기

150916. 가을의 시작

comodisimo 2015. 9. 16. 12:34


임플란트를 했다. 유치 밑에 영구치가 없어서 어려서부터 고생을 많이했던 치아였는데 빼고나니 속이 다 시원하다. 생각보다 많이 안아프고 생각보다 불편하지 않다. 물론 다 끝나려면 3개월 정도 걸린다고 하긴 하던데. 일단 오늘 잇몸이 좀 붓고 아프긴해도, 만약 또 하라고 해도 할 수 있을 것 처럼 많이 아프진 않다. 가격도 그렇게 기절할만큼 비싼 느낌도 아니었고. 


전에 치아에 신경치료까지 했음에도 맨날 시립고 아팠는데 그런 느낌은 없으니까 한결 가볍고 기분이 좋다. 이히히.


수술은 한시간정도 걸렸고 마취를 얼마나 세게 했던지 11시에 한 마취가 저녁 6시나 되어서 다 풀렸다. 마취 풀릴때까지 먹으면 안된다고 해서 우유를 먹었고, 죽을 식혔다가 살살 먹었다. 뜨겁거나 자극적인 음식은 먹으면 안된다고 그러고- 양치는 피해서 살살 하고 가글을 꼭 해줘야 한다고 했다. 이렇게 된 김에 식사량을 좀 줄여봐야겠다. 


역시 가을하늘. 수출할 수 있으면 가을하늘을 수출하고 싶다. 바람이랑 햇살이랑 같이. 작년 가을엔 뭐 했었는지 잘 기억나지 않지만 아마도 비슷한 하늘을 보면서 비슷한 생각을 했었을게 분명하다. 내가 사랑하는 가을. 


요새 아침저녁으로 바람이 쌀쌀해 출근할 때 옷장에서 한참을 기웃거리다가 어제는 가을 블라우스랑 티셔츠, 셔츠들을 꺼내어 다려두었다. 살이 찌고 어쨌다고 해도 몇년째 같은 사이즈의 옷을 입는거 보면 이상하다. 뭐 핏이 조금씩 다르긴 하지만.


한동안 립스틱은 붉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안바르면 사실 좀 아파보여서 바르기 시작한게 점점 더 붉게 되어버린것이다. 바람이 살랑 불어 좀 옅은 립스틱을 발라볼까 싶었다. 코랄은 어울리지 않는다고 생각하고 한쪽에 처박아두던걸 오랜만에 끄집어냈다. 

계절은 미세한 옷감에서도, 나이트 크림에서도, 립스틱에서도, 향수에서도 느껴진다. 조금이라도 뭔가 바꾸고 싶은것이다. 


근데 내 새끼손가락 옆에 저거 왜 저렇게 됐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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