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기

150907. 배울게 많아서-

comodisimo 2015. 9. 7. 13:36

브라질에 사는 우리 루카스랑 나중에, 혹시라도 만난다면 인사라도 해줄까 싶어 요샌 포르투기쉬를 조금 배워두고 있다. 물론 전-혀 잘 모르겠지만. 듀오링고 라는 앱으로 하는데 한국어로는 영어밖에 안되지만, 영어로 설정하면 스페인어나 불어나 독어- 같은것도 배울 수 있으니 꽤 흥미롭다. 며칠전 루카스한테 편지가 왔는데 점점 그림도 꽤 자리를 잡은 느낌이다. 이젠 사람인지 사물인지 구별되는거 보면. 꾸러기 였으면 좋겠다- 고 생각했는데 가끔 써보내는 글을 보면 꽤 학구적인 아이가 될 것 같은 느낌이다. 한번이라도 만나볼 수 있을까.


중국어도 자주 쓸 땐 유창하지 않더라도 불편하지 않게 썼었는데 요샌 하도 안쓰고 쓸 일이 없으니 조금 무뎌진 느낌이 든다. 역시 자격증을 목표로 공부를 해야 실력이 어쨌든 올라가는 것 같기도 하고. 더 무뎌지기 전에 공부해야겠다. 이것도. 미루지 말아야지. 언제 어떻게 될지, 언제 어디에 있게될지 전혀 모를일이다.


주말엔 오랜만에 기타랑 건반을 꺼내서 흥얼거려봤다. 확실히 예전- 피아노를 어쩔 수 없이 쳐야 했었을 때- 이랑 비교해보면 실력이야 지금은 그냥 평민수준에 미칠까 싶지만 확실히 요새가 더 재미는 있다. 초등학교땐 카세트테잎을, 손에 잡히는대로 틀어놓고 그것에 맞춰서 피아노를 쳤었다. 오랜만에 그렇게 한참을 놀다보니 기분이 좋아졌다. 기타도 겨우겨우 몇 곡 과시용으로 연습했던 곡들을 다시 해보려니 어렵긴 마찬가지였지만 손끝이 아린 느낌도 좋았다. 


배우고 싶은게 참 많다. 이제와서 새삼. 그림도 그리는걸 배우는건 좀 어려울 것 같아도 그림을 보는 법을 배우고 싶다. 심심하면 갤러리에 자주 가는데 늘 내 맘대로 그림을 보다보니 어떤 전시는 돌아와도 기억에 남는게 없다. 그림을 볼 수 있는 눈이 있었으면 좋겠다. 아니면 나이와 상관없이 그림을 잘 보는 분과 친해지고 싶다. 몇시간이 걸리더라도 그림을 천천히 보면서 설명을 들어보고 싶다. 새언니네 아버지. 그러니까 사돈어른이 미술을 전공하셨다 그러셨는데.. 아무래도 그쪽은 좀 어렵겠지?


책들을 몇 권 빌려서 읽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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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스다 미리의 책은 처음이었는데 꽤 공감되는 내용이 많았다. 예를들면, 팬츠- 같은거. 아직은 나도 바지라고 부르는게 더 편해. 신발도 이름대로 부르는것도 꽤 멋있게 느껴져서 가끔 이름을 찾아보고는 하지만, 그래도 그냥 구두- 운동화- 라고 투박하게 부르는것도 좋고. 잠바, 라고 부르던것도 요샌 블루종이니 사파리니. 이것도 좀 어색하고. 소심한게 나랑 닮았나. 아무튼 꽤 좋은 책들을 읽었다. 


집중력이 부족한 탓인지 호흡이 긴 책들은 읽기가 힘들다. 더 어렸을 땐 오히려 심각한 내용의 책들이 좋고 그런 영화가 좋고 슬픈 음악이 좋았는데 요샌 밝고 신나고 재미있는 것들에 더 마음이 쏠린다. 아무리 나 혼자 심각해져봐야 아무 쓸모 없다는걸 알았는지도 모른다. 그래도 그런것들이 주는 위로를 아니까 영 버리고 싶다는건 아니고.


자꾸 이상한 꿈을 꾼다. 내가 아는 사람이 낯설게 나오기도 하고 낯선 사람이 익숙하게 나오기도 하고. 꿈이 원래 그런거니까- 하고 이해하자니 아침에 일어나서 좀 찝찝한데 아무리 꿈을 기억하려고 해도 눈을 뜨고 10분만 지나도 기억이 나질 않는다. 기억도 나지 않을걸 왜 고민하냐, 한다면 그냥. 가을이니까. 보고싶었던 사람이었을까.꿈에 나오던 그 사람들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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